태권도 중량급 선구자 서건우의 빛났던 4위[파리 올림픽]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선구자 서건우(21·한국체대)의 첫 도전이 영광의 4위로 끝났다.
서건우는 10일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디 흐르니치(덴마크)에 라운드 점수 0-2(2-15 8-11)로 졌다.
서건우는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금메달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은 터라 아쉬운 결과다. 이창건 대표팀 감독은 그를 두고 “(금메달을 따내는) 사고를 칠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서건우의 이번 올림픽 참가 자체가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첫 도전이라는 의미가 있다. 한국은 태권도가 2000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에 채택된 이래 남·녀 2체급씩만 출전을 허가하다보니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80㎏급은 선수를 내보내지 않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부터는 이 제한이 풀렸으나 랭킹 5위에 들어가는 선수가 없어 출전하지 못했다.
서건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선배들이 밟아온 길을 따라왔는데, 이번엔 새로운 길을 처음 걷게 됐다”며 “선배들이 많은 것을 물려주신 것처럼, 나도 후배들에게 멋진 선구자가 될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서건우는 내심 금메달까지 바랐으나 4강에서 ‘다크호스’ 메흐란 바르호르다리(이란)에게 1-2로 발목이 잡혔다. 서건우가 몸통에 집중한 사이 바르호르다리의 머리 공격에 휘둘린 게 아쉬웠다.
동메달 고비에선 거꾸로 몸통이 비었다. 1라우드 초반 몸통 공격만 4번을 내주면서 흔들렸고, 비디오 리플레이로 머리 공격까지 인정돼 2-15로 패배했다. 2라운드에선 적극적인 공세로 접전을 벌였으나 6-11로 추격하던 상황에서 거꾸로 몸통 공격을 당하면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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