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태권도 3일 연속 메달 획득 실패! 서건우, 동메달 결정전 석패...韓 최초 중량급 메달 좌절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기세가 좋던 한국 태권도가 아쉽게 사흘 연속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서건우(한국체대)는 10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디 헤르니치(덴마크)에게 0-2(2-15, 8-11)로 졌다.
이번 패배로 서건우는 박태준(남자 58kg급 금메달), 김유진(여자 57kg급 금메달)에 이어 한국의 메달 행진에 힘을 보태려 했으나 안타깝게 고배를 마셨다. 올림픽을 앞두고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기에 아쉬움이 없지 않은 결과다.
서건우는 이번 올림픽에서 참 다영한 고충과 맞섰다. 1회전부터 오심으로 인해 탈락 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16강 호아킨 추르칠(칠레)와 경기에서 첫 게임을 내준 뒤 2라운드를 16-16으로 비겼다.
이럴 경우 회전 기술로 득점을 더 많이 한 쪽, 머리-몸통-정권-감점의 순으로 기술 가치가 누가 더 높았는지를 따진다. 가능한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경기를 하게 만들려는 장치다. 이래도 모든 항목이 같을 경우에는 심판 1명과 배심원 2명의 합의에 따라 라운드 승리자를 결정한다.
심판은 서건우보다 상대가 더 고난도 기술을 활용해 득점했다고 판단했다. 이를 받아들일 경우 서건우는 1회전에서 탈락하는 그림이었다.
이때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오혜리 대표팀 코치가 코트에까지 올라와 강하게 어필했다. 심판진은 그제서야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고, 서건우의 회전 기술 득점이 1회 더 많다는 걸 확인했다. 오혜리 코치의 정확한 항의가 아니었다면 오심에 울 수 있었다.
분위기를 바꾼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 정확한 연속 공격으로 30초 만에 8점을 따내면서 16강을 통과했다. 기세를 확실하게 탔는지 8강에서도 고비를 잘 넘겼다. 당초 도쿄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살리흐 엘샤라바티(요르단)를 만날 것으로 보였으나 이를 물리친 브라질의 엔리키 마르케스 페르난지스를 상대했다.
이번에도 1, 2게임을 각각 4-4, 2-2 무승부로 마쳤다. 두 차례나 공격 점수를 따진 결과 서건우가 조금 더 가치가 높은 태권도를 했다고 보여져 4강 티켓을 손에 넣었다.
준결승 출발은 좋았다. 이란의 메흐란 바르호르다리를 맞아 1게임을 4-2로 이겼다. 해볼 만 했다. 서로 몸통 공격을 주고받은 가운데 속도나 정확도에서 서건우가 앞섰다.
그런데 2게임부터 풀리지 않았다. 바르호르다리가 서건우의 머리를 적극적으로 노리면서 흐름이 넘어갔다. 서건우는 상대의 높은 발차기를 제어하지 못하면서 자주 헤드킥을 허용했다. 뒤늦게 몸통 공격으로 따라가봤지만 배점이 달라 격차가 벌어졌다.
결국 3라운드로 흘러간 승부에서 서건우는 많은 점수를 허용했다. 또 다시 상대에게 머리 타격을 허용했고, 비디오 판독까지 받아들여지면서 패색이 짙어졌다. 뒤늦게 회전 발차기로 따라붙어봤지만 종료 직전 오히려 몸통 공격을 허용하면서 역전패를 당했다.
그렇게 내려간 동메달 결정전에서 서건우는 패자 부활전을 통해 올라온 헤르니치를 만났다. 출발이 좋지 못했다. 1게임 초반에만 연달아 몸통 공격을 허용하면서 0-6까지 밀렸다. 만회가 쉽지 않았다. 상대가 서건우를 잡고 찼다는 이유로 벌점을 두 차례 받은 것으로 득점에 성공했을 뿐이다. 결국 2-15로 첫 게임을 내준 서건우는 다급해졌는지 두 번째 게임마저 초반에 4점을 잃으면서 시작했다. 회심의 비디오 판독도 헤드킥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무리해서 회전 공격을 시도하다가 몸통을 그대로 허용한 탓에 결국 게임 스코어 0-2로 졌다.
태권도가 시작하고 한국 선수단은 단일 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을 기대하게 됐다. 김유진이 이번 대회 13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되면서 가장 성적이 좋았던 2008 베이징, 2012 런던과 금메달 갯수를 똑같이 했다. 내심 서건우가 14번째 금메달을 안겨 새로운 역사를 쓰길 희망했다.
서건우는 한국 태권도가 그동안 출전하지 못했던 남자 80kg 본선 진출을 개척했다. 지난해 12월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엘샤라바티, 랭킹 1위이자 이번 대회 동메달 시모네 알레시오(이탈리아), 도쿄 동메달 세이프 에이사(이집트) 등을 모두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었다.
이때 우승으로 파리행을 확정지었기에 금메달 후보로 거론됐는데 달성하지 못했다. 그래도 서건우는 한국 남자 태권도의 불모지에서 사상 첫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고 4강까지 도달하면서 향후 전략 투자를 할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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