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인간의 몸이 첨단기술을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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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기가 끝난 뒤 엉뚱한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머리카락 성장 세포를 다리에 넣으면 원하는 만큼 키가 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머리카락은 죽을 때까지 자라니, 만약 이런 과학 기술이 개발된다면 인류는 더 이상 키 때문에 고민하지 않아도 될 텐데.
아쉽게도 머리카락 성장 세포를 다리에 넣는 기술은 아직 나오지 않은 것 같지만 인공 피부, 인공 혈액, 스마트 의수와 의족, 인공 폐 등은 이런 생각을 현실로 구현한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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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질병과 사고, 선천적인 장애 등으로 손상되거나 잃은 몸을 인류가 과학 기술을 이용해 어떻게 보완하고 대체해 가며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력해 왔는지를 기술했다. 저자는 “인간다움이란, 자연이 부여한 조건 속에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우리 몸이 기능을 잃었을 때 그걸 대신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찾아보는 것이야말로 가장 인간다운 행동”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사례와 자료, 이야기 등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인류의 이런 노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생명을 구하고, 정상적으로 또는 전보다 덜 불편하게 살게 됐는지 새삼 인류애가 충전되는 느낌도 든다.
‘인공 피부는 치료용으로 개발되었지만, 인공 피부의 개발이 가져온 또 하나의 변화가 있습니다. 바로 동물실험에 희생되는 동물들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인 것입니다.’(11장 ‘새로운 옷을 입다―피부’ 중)
저자는 몸을 대체하는 과학 기술의 발전도 필요하지만 동시에 타인을 배려하는 다양한 노력과 마음도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스마트 의족을 장착해 줄 수도 있지만 휠체어가 다니기 쉽게 길가의 턱을 없애고 여닫이문을 미닫이 자동문으로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과학 기술의 발달이 가져오는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일독을 권하고 싶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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