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화재에 놀란 배터리 업계, ‘열폭주 방지’ 신기술에 사활
전기차 시대로 가는 길목에 ‘배터리 안전 문제’가 급부상하자, 배터리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번 사고가 나면 브랜드 이미지에 치명적인 것은 물론, 시장 전체가 망가질 수 있어 위기감이 커지는 것이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배터리 화재 예방 기술을 고도화하고, 화재 위험이 낮은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화재는 주차 중, 충전 중, 주행 중 등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하고 있다. 배터리에서 불이 나는 원인은 대부분 외부 충격이나 급속 충전 반복 등으로 배터리 구조 안정성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업계는 배터리 셀 내부 안정성을 공고히 하면서 ‘열 폭주’를 막기 위한 냉각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불이 나기 쉬운 화학물질로 만들어진다.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충·방전을 하는데, 리튬이 오가는 통로가 되는 전해질이 휘발성 액체다. 양극과 음극이 만나 단락(합선)이 발생하면 전해액이 연료가 돼 불이 커지는 구조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양극과 음극이 만나지 않도록 분리막에 세라믹 코팅을 하고, 최근엔 추가로 양극에 절연 코팅을 하고 있다.
배터리는 손가락만 한 작은 셀 하나에 문제가 생기면 열이 다른 셀로 빠르게 번져 피해가 커진다. 이 때문에 배터리 업계는 열 확산(TP·Thermal Propagation)을 막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캔 위에 뚜껑을 달아 고온 가스가 발생하면 배출(venting)되는 시스템을 탑재했다. 높은 전류가 흐르면 회로를 끊어버리는 ‘두꺼비집’도 넣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하반기 양산하는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에 배터리 열을 셀 단위부터 배출하는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연쇄 발화를 방지할 수 있다. SK온은 배터리 셀 사이사이에 공간을 확보하고 방호재를 삽입해 열 확산을 막는 ‘S-팩’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배터리를 감싸는 소재도 발전하고 있다. LG화학·LX하우시스는 섭씨 1500도 불길에도 20분 동안 열 전이를 막아주는 난연 소재를 지난해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여전히 한계는 있다. 빠른 속도로 충돌하거나, 차량 하부에 강한 충격을 받았을 때 화재를 온전히 막기 어렵다. 이 때문에 업계는 전해질을 휘발성 액체가 아닌 안정된 고체로 바꾼 ‘전고체 배터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이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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