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하는 것도 좀 적당히”… 방통위 직원들, 국회에 호소
최근 두 달간 국회 과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방송통신위원장 탄핵 소추와 청문회 공세에 시달린 방통위가 국회를 향해 “사무처 직원들을 너무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방통위는 8일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에게 보낸 공문에서 야당이 문제 삼고 있는 방통위의 공영방송 이사 선임과 관련, “이것은 여야 간에 논의할 문제”라며 “위원회 결정에 따라 업무를 수행했을 뿐인 방통위 사무처를 너무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통위 사무처 직원들이 여름휴가는커녕 주말에 나와 에어컨도 안 나오는 사무실에서 고생하고 있다”며 “국회 스스로가 갑질의 오명을 뒤집어쓰지 않도록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수준도 적당해야 한다. 입법 기관이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방통위 직원들은 22대 국회 출범 후 두 달을 “악몽 같다”고 한다고 한다. 방통위 직원들은 지난 6월부터 민주당이 주도한 방통위 관련 입법 청문회와 김홍일 방통위원장과 이상인 위원장 직무대행 탄핵 소추,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 청문회와 탄핵 소추, 방통위 현장 검증과 공영방송 이사 선임 관련 청문회 등에 시달려왔다. 과방위 야당 의원들의 각종 자료 요구에 주말마다 비상 업무를 하고 있다고 한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위원장이 이끄는 국회 과방위는 22대 국회 들어 청문회 등 회의 개최 횟수가 15회로 전체 16개 상임위 중 가장 많다. 과방위 회의 때마다 방통위 직원 30~40명이 국회에서 대기한다. 정부과천청사에 남은 직원들도 조를 짜 과방위 회의를 모니터링하며 속기하느라 다른 업무를 보지 못할 지경이라고 한다.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3일 연속 열린 이진숙 위원장 인사청문회 때는 회의장에 있던 방통위 사무처 과장이 과로 증세로 중간에 퇴장하기도 했다.
방통위 사무처장 등 간부진도 ‘불법적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가담했다고 주장하는 야당에 고발당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지금 방통위는 간부나 하위직 할 것 없이 예민한 상태”라고 했다. 지난 6일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10명이 과천 과방위를 찾아 방통위 내부 문서 등 현장검증에 나섰을 때는, 김태규 위원장 직무대행이 “직원들에게 함부로 지시하지 말라”며 항의하고 야당 의원들 압박에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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