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빅테크 갑질’에 제재… 애플, 앱 결제 방법 바꾼다
애플은 아이폰에서 유료 앱을 내려받을 때 자체 결제 시스템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른바 ‘인 앱 결제’ 방식으로, 애플은 결제 대금의 최고 30%를 수수료 명목으로 뗀다. 지난 6월 유럽연합(EU)이 이런 앱스토어 운영 방식이 ‘빅테크 갑질’ 방지를 위한 디지털시장법(DMA) 위반에 해당한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그러자 애플이 유럽에서 아이폰에서 외부 결제 시스템도 이용할 수 있게 앱 결제 방식을 바꾸기로 했다. DMA를 위반할 경우, 글로벌 매출의 최고 10%를 과징금으로 물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8일 자사 블로그를 통해 유럽에서 ‘인 앱 결제’ 방식을 폐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앱 사용자가 애플을 거치지 않고 외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해 직접 앱 개발자에게 돈을 지불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애플은 외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앱 설치 때 수수료 5%, 이후 앱을 이용하면서 지불하는 대금에 대해선 수수료 10%를 물리기로 했다. 이러면 앱 개발자들은 수입이 늘고, 장기적으로 사용자에게 더 싸게 앱을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조치에도 애플의 높은 수수료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수수료율은 낮아졌지만, ‘핵심 기술 수수료’ 명목으로 앱 설치 때마다 부과하는 수수료 0.5유로는 유지하기 때문이다. EU는 이 ‘핵심 기술 수수료’에 대해서는 별도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애플의 앱 결제 방식은 유럽에서만 논란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은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인 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했다. 이 법에 따라 애플은 한국에서도 유럽에서 하듯 외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한국에선 수수료를 최고 26% 부과하면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인 앱 결제’ 수수료 30%와 거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테크 업계 관계자는 “앱 개발사로서는 애플에 수수료 26%를 주고, 별도 결제 시스템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애플의 ‘인 앱 결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2023년 10월 애플에 과징금 205억원을 부과하고 시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애플은 받아들이지 않는 상황이다.
☞인 앱 결제 (In-app payment)
앱스토어·구글플레이 등 앱장터에서 유료 앱을 다운받아 결제할 때, 애플·구글의 내부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한 방식. 애플·구글이 수수료 명목으로 최대 30%를 떼간다. 이 때문에 앱 개발자의 수입이 줄고, 결국 고객들의 앱 이용 요금이 올라가게 된다는 비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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