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조선은 청제국에 무엇이었나’ 외
조선은 청제국에 무엇이었나
미국 델라웨어대 역사학과 교수로, 20여 년째 중한관계사 연구를 하고 있는 저자가 17세기 초에서 20세기 초까지 정치와 외교사를 들여다보며 청이 중화제국을 다시 만드는 데 조선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청의 중화제국은 ‘영토적 제국’이 아니라 의례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관계인 ‘조선 모델’을 통해 새로 구축된 ‘정치-문화적 제국’이라는 것이다. 왕위안충 지음, 손성욱 옮김, 너머북스, 2만9000원.
영화, 소리의 예술
작곡가, 음악학자, 영화 이론가인 저자가 말과 음악, 소음이라는 소리의 서로 다른 세 양태가 각기 영상과 결합해 어떤 효과를 만들어내는지 질문한다. 영화의 소리에 대한 여러 주제를 제시하며 749편에 달하는 사례들을 검토한다. 소리의 관점에서 영화사 전체를 다시 쓴 책. 소리가 들려오는 공간의 문제나 목소리, 음향효과, 영화음악, 침묵까지 아우르는 소리의 차원을 다각도로 살핀다. 미셸 시옹 지음, 이윤영 옮김, 문학과지성사, 4만4000원.
‘위안부’, 더 많은 논쟁을 할 책임
김은실 이화여대 명예교수를 비롯한 국내 여성주의 연구자 11명이 10년간 탈식민 페미니즘 관점으로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결과물이다. 생존자들이 자신들의 피해 경험을 끊임없이 증언하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당사자 운동이 언제까지 가능할지 묻는다. 그간 위안부 운동이 국민의 지지를 얻는 과정에서 반일 감정과 민족주의에 의지해 왔으며, 그 결과 보편적 여성 인권의 문제로 바라볼 여지가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김은실 엮음, 휴머니스트, 2만2000원.
항복의 길
‘타임’ ‘뉴스위크’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저자가 핵폭탄이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을 어떻게 이끌어냈는지를 다루면서 새로운 차원으로 일본의 항복을 이해하도록 한다. 더 많은 사람을 살리기 위해 강력한 무기로 많은 이들을 죽여야 한다는 도덕적 딜레마에 고뇌하던 미국인들과 패배가 확실시되었음에도 항복을 권고하는 포츠담 선언을 묵살하며 천황제를 보존하려던 일본인들의 외적, 내적 갈등을 적나라하게 다룬다. 에번 토머스 지음, 조행복 옮김, 까치, 2만2000원.
내게 너무 낯선 나
저자는 ‘뉴요커’에 기고하는 미국 저널리스트. 거식증, 우울증에서부터 조현병, 경계선 인격 장애까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정신의학적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왜 어떤 사람은 정신질환을 앓고도 회복되는 데 반해, 어떤 사람은 이를 마치 자신의 ‘커리어’인 양 지니고 살아가는지 질문한다. ‘정상성’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회복보다 변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 레이철 아비브 지음, 김유경 옮김, 타인의 사유,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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