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내가 무엇이든 다 들어줄게! ‘너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봐

이태훈 기자 2024. 8. 10.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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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의 셰익스베어

루이 스토웰 지음 | 이소벨 룬디 그림 | 김지은 옮김 | 북극곰 | 40쪽 | 1만7000원

“보람찬 하루였어. 정말 고단하네.”

둥근 달이 둥실 떠오른 밤, 털이 북실북실한 갈색 곰 빌은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그런데 내 머릿속은 왜 조용해지지 않지? 아직도 관객들 함성이 들리는 것 같아.”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천장이 꺼질 듯 깊은 한숨 소리에, 숲속 빈터 집에서 함께 사는 여우와 토끼, 다람쥐까지 다 잠이 깨버렸다.

오늘은 빌이 동물 친구들과 함께 숲속 빈터 극장에서 연극 ‘한여름 밤의 꿈’을 공연한 날. 숲속 관객들은 울고 웃고 손뼉 쳤고, 여왕벌까지 콩콩 발을 구르고 파드득 날갯짓을 하며 즐거워했다. 그렇게 공연을 잘 마쳤는데, 빌은 잠이 오질 않는 것이다.

/북극곰

“그래! 아직 못다 쓴 이야기가 남아 있었어!” 빌은 펜을 들었다. 이야기는 그날따라 빌의 머릿속을 쓱쓱 빠져나와 종이 위로 술술 흘러나왔다. “난 정말 천재인가 봐!”

아이의 하루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사소하다고 가치 없는 것은 아니다. 부모와 가족은 아이 가장 가까이의 관객. 귀 기울이고 박수 쳐줄 줄 아는 좋은 관객이 곁에 있다면, 아이의 이야기는 그 힘으로 매일 더 씩씩하게 가지를 뻗으며 자라날 것이다.

어느새 신나는 하루의 이야기를 마쳐야 할 시간. 빌은 들뜬 마음, 좀 더 놀고 싶은 마음을 가라앉힐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책의 막바지, 이날 ‘요정 나라의 왕’이었던 토끼가 금세 꿈나라로 떠날 수 있는 기발한 방법을 제안한다. 더 놀고 싶어 떼쓰는 아이들에게도 기막히게 통할 방법. 역시 이야기는 힘이 세다.

곰의 이름 ‘빌’은 ‘윌리엄’의 애칭. 우리의 주인공 빌은 곰(Bear) 중의 최고 극작가이자 배우, ‘윌리엄 셰익스베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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