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한번 가면 여한 없을 것 같다…” 강민호는 FA 재벌 4위, KBO 역사 바꾸고 KS 우승하면 ‘극락’[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한국시리즈 한번 가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포수 강민호(39)는 7월 한달간 불꽃 타격을 했다. 20경기서 76타수 31안타 타율 0.408 11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대세이자 ‘광주 몬스터’ 김도영(21, KIA 타이거즈)를 제치고 생애 첫 월간 MVP(7월)에 선정됐다.
강민호는 9일 광주 KIA전을 앞두고 정말 별다른 비결이 없다고 했다. 단, 박진만 감독의 “니가 책임져라” 발언을 인정했다. 시즌 초반 강민호는 이병헌 등 후배 포수들과 철저히 체력을 안배했다. 박진만 감독은 여름 이후 순위다툼 승부처에 강민호를 최대한 기용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2위 다툼을 한다. 전략은 통했다.
강민호는 “분명히 한 시즌을 보내다 보면 준비한 것만큼 안 나오는 시즌도 있고, 준비한대로 나오는 시즌도 있다. 그런데 20년을 돌아보니 힘든 순간을 피하려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숨고 싶고 도망가고 싶고 피하고 싶고 그랬는데, 피하지 않고 좋을 때가 오겠지 싶어서 꾸준히 달려오다 보니 반전이 일어났다”라고 했다.
9일 오전 7월 MVP 발표가 난 뒤, 강민호는 아내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아내와 수상의 기쁨을 얘기하다 자연스럽게 “이제 목표는 하나다. 한국시리즈 한번 가보면 되겠다. 그러면 여한이 없을 것 같다”라고 했다.
이런 목표도 얘기했다. 강민호는 FA 계약을 세 번한 거의 유일한 선수인데, 네 번째 FA 계약까지 노린다고도 했다. 그는 “계약기간은 내년까지인데 경쟁력을 보여줘서… 4차 FA는 처음이지 않을까. 내 욕심 같아 보일 수 있다고 생각이 들지만, 내가 어릴 때 본 선배들은 마흔이면 다 은퇴를 강제 아닌 강제로 했다. 구단의 리빌딩이란 이름으로 물러난 선배가 너무 많았다. 내가 후배들을 위해 몸 관리를 잘 해서 4차 FA 하면 4차 FA가 또 나올 수 있지 않겠나. 그런 좋은 선례를 남기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했다.
▲역대 FA 계약총액 톱15(비FA 다년계약 제외)/한국시리즈 우승경력
1위 양의지(두산)-277억원(2019년 125억원+2023년 152억원)-2015~2016년 두산-2020년 NC
2위 김현수(LG)-230억원(2018년 115억원+2022년 115억원)-2015년 두산
3위 최정(SSG)-192억원(2015년 86억원+2019년 106억원)-2018년 SK-2022년 SSG
4위 강민호(삼성)-191억원(2014년 75억원+2018년 80억원+2022년 36억원)
5위 이대호(은퇴)-176억원(2017년 150억원+2021년 26억원)
6위 손아섭(NC)-162억원(2017년 98억원+2022년 64억원)
7위 나성범(KIA)-150억원(2022년 150억원)-2020년 NC
8위 황재균(KT)-148억원(2018년 88억원+2022년 60억원)-2021년 KT
9위 최형우(KIA)-147억원(2017년 100억원+2021년 47억원)-2011~2014년 삼성, 2017년 KIA
10위 박민우(NC)-140억원(2023년 140억원)-2020년 NC
11위 박석민(은퇴)-130억원(2016년 96억원+2020년 34억원)-2011~2014년 삼성, 2020년 NC
12위 안치홍(한화)-128억원(2020년 56억원+2024년 72억원)-2009년 KIA
13위 양현종(KIA)-125억5000만원(2017년 22억5000만원+2022년 103억원)-2009년, 2017년 KIA
14위 오지환(LG)-124억원(2024년 124억원)-2023년 LG
15위 정우람(한화)-123억원(2016년 84억원+2020년 39억원)-2007~2008년, 2010년 SK
강민호에게 한국시리즈는 한이 서린 무대다. FA 통산계약총액, 다시 말해 FA 재벌 4위다. FA 재벌 탑15에서 계약을 세 번 한 선수는 강민호가 유일하다. FA 계약 네 번 자체가 KBO 역사다. 단, 강민호는 FA 재벌 탑15에서 이대호(최강야구), 손아섭(NC 다이노스)과 함께 한국시리즈 우승경력이 없는 세 명 중 한 명이다.
FA 재벌 탑클래스의 선수라면, 최소 한 번은 자신의 맹활약을 앞세워 가을야구 최후의 승자가 됐지만, 강민호는 우승은 고사하고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못 밟았다. 이대호와 손아섭 역시 한국시리즈에 단 1경기도 뛴 경험이 없다. 손아섭이 작년에 플레이오프까지 밟았으나 한국시리즈 무대 직전에서 물러났다.
강민호가 앞으로도 기량을 유지해서, 2025-2026 FA 시장에서 또 계약한다면 FA 통산계약 총액도 점프한다. 강민호는 2013-2014 FA 시장에서 4년 75억원에 롯데 자이언츠와 계약했고, 2017-2018 FA 시장에서 4년 80억원에 삼성과 계약했다. 그리고 2021-2022 FA 시장에서 4년 36억원에 다시 삼성과 계약했다. 2025-2026 FA 시장에서 또 자격을 얻는다. 41세 시즌을 앞두고서.
그때 강민호가 얼마를 받을지 알 수 없지만, 김현수(LG 트윈스)를 추월할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최정(SSG 랜더스)의 경우 올 시즌을 끝으로 6년 106억원 계약이 끝난다. 다시 FA 계약을 맺기 때문에, 강민호와의 격차를 일단 벌릴 전망이다.
강민호가 한국시리즈 우승도 하고, FA 계약도 한번 더 맺으면 더 이상 바랄 게 있을까. 있긴 있다. 그는 “통산기록은 잘 안 보는데, 포수로 2500경기에 뛰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라고 했다. 강민호는 9일까지 2340경기에 나갔다. 내년이면 거뜬히 돌파하는 기록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