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팩트] '2024 파리 올림픽'이 남긴 질문 (영상)
11일 폐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
9일 기준 대한민국 '종합 6위' 선전
성과에도 해묵은 논쟁거리는 여전
[더팩트|이상빈 기자] 폐막을 앞둔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은 9일 오후 기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7개, 종합 6위로 순항하고 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가장 적은 144명으로 참가해 2008 베이징, 2012 런던(이상 금 13) 대회와 더불어 역대 최고 성적 타이를 이뤘다.
당초 5개가 목표였던 금메달은 파리에서 2배가 넘는 숫자로 불어났다. 사격, 양궁, 태권도 등 전통의 효자 종목에서 금맥을 캤다. 직전 2020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 6개(종합 16위)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약진이다.
예상 밖 선전에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해 가는 듯한 파리 올림픽이지만 몇 가지 질문을 남기면서 뒷맛을 느끼게 한 대회이기도 했다.
◆선수-협회 갈등 양상, 왜 대한양궁협회처럼 안 되나
안세영(22·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처우와 부상 치료 및 선수단 관리 등에 문제를 제기하자 양측 간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졌다.
선수가 취재진 앞에서 폭로하고 협회는 A4 10장 분량으로 해명하는 촌극은 올림픽 배드민턴 단식에서 28년 만에 따낸 값진 금메달에 찬물을 끼얹는 것과 같다. 결과를 가져왔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대한양궁협회와 비교된다. 대한양궁협회는 현대가(家) 40년 지원을 등에 업고 올림픽에서 꾸준히 호성적을 기록했다. 파리에선 5개 전 종목 금메달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과를 가져왔다.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한 경쟁 시스템과 체계적인 선수단 관리, 전폭적인 지원 등이 한데 어울려 시너지를 냈다. 메달리스트들은 저마다 대한양궁협회장을 맡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에게 공을 돌리며 선수-협회 간 신뢰가 얼마나 두터운지 보여줬다.
결과와 신뢰 모두 잡은 대한양궁협회의 사례는 선수와 마찰을 빚은 대한배드민턴협회는 물론, 청렴하지 못하다는 인식이 있는 국내 체육계 연맹과 협회에 큰 메시지를 던졌다. 파리 올림픽을 지켜보는 국민에게 '왜 다른 곳은 대한양궁협회처럼 하지 못할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게 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연금 제도가 띄운 '국위선양' 의미는
지난달 2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림픽 메달리스트 연금 제도를 비판하는 글이 올라왔다. 공무원 신분인 글쓴이는 "누군 하루에 시민 100명씩 상대하고 공문 수십 개 처리하는 짓을 30년 해야 130만 원 받는데 저 운동이 뭐라고 연금을 그렇게 퍼주냐. 무슨 사회에 공헌한다고"라고 주장했다.
해당 글이 블라인드에서만 조회수 3만 5000회를 넘기고 소셜미디어로 퍼지면서 파리 올림픽 개막과 함께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해당 글이 누리꾼들의 찬반 논쟁을 낳으면서 올림픽 메달리스트 연금 제도가 다시금 회자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경기력향상연구연금을 매월 지급받거나 일시금을 한 번에 수령한다. 금메달은 월 100만 원(일시금 6720만 원), 은메달은 월 75만 원(일시금 5600만 원), 동메달은 월 52만 5000원(일시금 3920만 원)이다.
메달리스트 연금 제도는 국위선양한 국제대회 입상 운동선수의 사기 진작과 생활 안정을 돕고자 1975년 도입했다. 50년 가까운 세월을 이어온 제도지만 올림픽,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 같은 국제대회에서 한국 선수의 입상을 언제까지 '국위선양'으로 봐야 하는가는 해묵은 논쟁거리다.
국제대회 입상을 국위선양이라 하는 건 구시대적 시각이란 주장도 제기된다. 더구나 군 미필 남자 선수가 아시안게임 금메달 또는 올림픽 동메달 이상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예술·체육요원 복무)까지 받기에 메달리스트들을 향한 대우가 국위선양 아래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K팝, 영화, 드라마 등 한국을 전 세계에 알리는 문화 콘텐츠가 많은 데다 국위선양이란 말 자체가 광범위하고 실체도 불분명하기에 '이제는 올림픽과 따로 떼서 봐야 하지 않냐'는 의견이 대회 내내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화두였다.
pkd@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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