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베르사유 대운하를 바라보며 즐기는 근대 5종

박재연 기자 2024. 8. 9.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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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베르사유 궁전에 설치된 경기장에서 열린 근대 5종 남자 준결승 모습

2024 파리 올림픽은 세계적인 관광지인 프랑스 수도 파리와 주변의 랜드마크가 경기장으로 활용되는 것이 큰 특징 중 하나입니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건립된 대형 전시장이자 박물관인 그랑팔레에서 펜싱과 태권도 경기가 열리고, 프랑스혁명의 중심지였던 콩코르드 광장은 브레이킹 댄스 등의 경기장이 됐습니다.

센강에선 수영 경기가 개최되기도 했습니다.

9일 근대 5종 일정이 진행된 베르사유 궁전도 프랑스를 대표하는 명소입니다.

'태양왕'으로 불리는 루이 14세가 왕권 강화를 위해 건설한 베르사유 궁전은 1979년 프랑스에서는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기도 합니다.

이곳에선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승마 경기가 펼쳐졌고, 이날부터 11일까지는 근대 5종 경기장으로 변신합니다.

스타디움은 흔히 '베르사유 궁전' 하면 떠올리는 입구나 건물과는 다소 떨어진, 대운하를 중심으로 반대편에 마련됐습니다.

1만 5천여 석의 가변석이 3면으로 설치됐으며, 대운하를 바라보는 방향은 트여 있어서 관중들이 대운하를 배경 삼아 경기를 볼 수 있습니다.

관중석이 가파르게 설치돼 경기 집중도를 높이고 웅장한 분위기를 내면서도 대운하와 주변의 우거진 숲이 개방감과 자연 친화적인 느낌도 줍니다.

스타디움 가운데엔 모랫바닥으로 된 승마 장애물 코스가 설치됐습니다. 장애물은 프랑스 국기 상징색이나 올림픽 마스코트 '프리주' 등으로 장식됐습니다.

승마장의 둘레엔 경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레이저 런(사격+육상) 코스가 펼쳐졌고, 양옆에는 펜싱 보너스 라운드용 피스트와 수영장이 배치됐습니다.

미디어 센터 등 부대시설은 가건물로 마련됐습니다. 대회가 끝나면 이런 시설은 모두 철거될 예정입니다.

한 선수가 펜싱, 수영, 승마, 사격, 육상을 모두 소화하는 근대 5종은 평소에는 '직관'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지만, 이날에는 메달이 결정되지 않는 준결승임에도 관중석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응원 열기를 내뿜었습니다.

프랑스를 비롯한 각국 국기가 곳곳에 나부꼈고, 관중들은 승마와 펜싱, 수영에 이어 레이저 런까지 각 종목이 진행될 때마다 박수와 환호성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실었습니다.

레이저 런을 앞두고는 '발 구르기'와 동시에 '파도타기'도 펼쳐져 장관을 이뤘습니다.

이날 남자 준결승을 시작으로 10일에는 남자 결승과 여자 준결승, 11일엔 여자 결승이 열립니다.

한국의 전웅태(광주광역시청), 서창완(국군체육부대), 성승민(한국체대), 김선우(경기도청)가 출전해 메달에 도전합니다.

(사진=촬영 최송아, 연합뉴스)

박재연 기자 m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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