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슬링 이한빛의 극적인 파리행은 아버지의 ‘자부심’이었다[파리올림픽]
이한빛(30·완주군청)은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 두 장이 걸린 지난 4월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아시아쿼터 대회 준결승전에서 탈락했다. 좌절감 때문이었을까. 이한빛은 아시아쿼터 대회 후 몸이 마비되는 증상을 겪었다. 이 때문에 파리행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던 한 달 뒤 세계쿼터 대회엔 참가조차 하지 못했다. 시간이 약이라는 말처럼 이한빛은 내일을 향해 다시 뛰었다. 지난달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그에게 이달 초 전혀 예상 못 한 낭보가 전해졌다.
아시아쿼터 대회 때 파리행 티켓을 획득한 북한의 문현경이 불참을 선언, 차순위인 이한빛에게 출전권이 배정됐다는 이야기였다. 올림픽만을 바라보며 10년 넘게 레슬링을 해온 그에게 ‘한 줄기 빛’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극적으로 올림픽에 진출하게 됐지만, 대회 준비 기간이 너무 부족했다. 그러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꿈의 무대’를 밟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이한빛은 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스르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레슬링 여자 자유형 62㎏급 16강전에서 독일의 루이사 니메쉬에게 0-3으로 패했다. 극적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은 이한빛은 6번 시드 니메쉬를 상대로 초반 맞잡기 싸움을 대등하게 이어가다가, 하체를 공략한 니메쉬의 태클에 당해 2점을 내줬다. 이후 1점 더 실점한 그는 막판까지 니메쉬의 빈틈을 노렸으나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경기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이한빛은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자신 없이 경기한 것 같아 후회된다”며 “뒤늦게 인생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기회를 놓쳐 아쉽다”고 속상함을 전했다. 이한빛은 패배의 이유를 외부 환경에서 찾지 않았다. 그는 “국내 대회를 마치고 바로 넘어온 거라 몸 관리가 잘 되진 않았지만, 14년 넘게 레슬링을 했기 때문에 준비한 것에 대해선 후회가 없다”며 “잠도 잘 자는 편이라 시차 적응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어릴 적 어머니를 여읜 이한빛은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 그는 “평소 감정 표현이 없으신 편이신데, 처음 선발됐을 땐 부담 주기 싫으셨는지 ‘잘됐다’고만 말씀하셨다”며 “올림픽에 나가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면서 마음 편히 뛰고 오라고 해주셨다”고 애틋한 마음을 표현했다. 패자부활전을 통해 메달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를 다진 이한빛은 니메쉬가 결승 진출에 실패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기적과도 같았던 이한빛의 첫 번째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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