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받은 동메달…전상균 "위로받아 기쁘다" [올림픽]
"이형근 감독님께서 좋아하셨을 텐데 안타까워"
(파리=뉴스1) 이상철 기자 = '역사(力士)' 전상균(43)이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12년이 지나 프랑스 파리에서 받았다.
전상균은 9일 오후(한국시간) 파리의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열린 챔피언스파크 메달 재배정 행사에 참석, 런던 올림픽 역도 남자 105㎏ 이상급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동메달을 받기까지 12년의 세월이 흘렀다.
전상균은 당시 런던 대회에서 합계 436㎏(인상 190㎏·용상 246㎏)을 들어 베흐다드 살리미(합계 455㎏), 사자드 아누시라바니(합계 449㎏·이상 이란), 루슬란 알베고프(합계 448㎏·러시아)에 이어 4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알베고프가 금지약물을 복용한 사실이 드러났고, 2017년과 2019년 도핑 테스트 위반 혐의로 국제역도연맹(IWF)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에 알베고프의 동메달이 취소됐고, 대신 전상균이 동메달을 승계하게 됐다.
동메달을 목에 걸고 취재진을 만난 전상균은 "12년 전 런던 올림픽에서 누려야 할 기분과 감정이 느껴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오늘 파리에서 많은 관중 앞에서 세리머니를 펼치니까 조금이나마 위로를 받은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밟혔다.
이어 "런던 대회 때 메달 획득에 대한 자신감이 컸는데 '복병' 러시아 선수가 등장해 메달을 놓쳤다. 그때는 스포츠인으로서 정정당당하게 패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12년이 지나 (알베고프의 금지약물 복용이 드러났고) 내게 좋은 결과로 돌아와 기분이 좋다"고 덧붙였다.
전상균은 단상에서 시상대까지 걸어가는 동안 관중의 환호에 두 주먹을 불끈 쥐며 호응했다. 동메달을 받은 뒤에는 관중들 앞에서 멋진 포즈를 취해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는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특별히 세리머니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많은 관중이 환호해주시니 나도 모르게 손이 올라갔다"고 웃은 뒤 "지금 아니면 못해보지 않나. 그래서 용기를 내서 한 번 해봤다"고 말했다.
전상균은 오랜 기간 역도 대표팀을 지도하다 2022년 9월 세상을 떠난 이형근 감독이 생각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이형근) 감독님께서 가장 기뻐하셨을 텐데, 보여드릴 수 없어서 너무 안타깝다"며 "감독님을 가슴에 묻고 살아가고 있다. 감독님께 정말 많이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메달리스트에게는 메달 평가 기준에 따라 연금이 지급되는데 올림픽 동메달은 40점이다. 전상균은 동메달 승계가 확정된 뒤인 지난 4월부터 런던 올림픽 동메달에 대한 연금을 수령하는 중이다.
소급 적용할 경우, 수천만 원을 더 받아야 하지만 전상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적은 돈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내놓으라고 떼를 쓸 부분도 아니다. 그 돈 없이도 지금까지 살아왔다. 올림픽 메달리스트다운 삶을 살겠다"고 강조했다.
전상균이 메달을 되찾으면서 한국의 하계 올림픽 통산 메달은 9일 오후 11시 현재 316개가 됐다. 그는 "내가 한국 올림픽 메달 300개 돌파에 기여할 수 있어서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역도와는 잠시 떨어져 살아가고 있다. 전상균은 현역 은퇴 후 한국조폐공사 역도팀 감독으로 부임했다가 팀이 해체된 뒤 화폐본부에서 평범한 직장인의 삶을 보내는 중이다.
그렇다고 역도와 완전히 인연을 뗀 것은 아니다. 그의 딸 전희수 양은 역대 기대주로 촉망받고 있다.
전상균은 "딸이 '아빠가 올림픽 메달리스트이고 엄마(오숙경)가 국가대표 출신이라 부담스럽지 않냐?'는 말에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고 답하더라. 부모가 아닌 자신을 위해 운동하는 것이 대견스럽다. 이렇게 큰다면 훌륭한 역도 선수가 될 것"이라며 "딸이 아빠의 올림픽 메달에 대해서도 별 감흥이 없더라"고 크게 웃었다.
또한 11일 귀국길에 오르기 전까지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역도 대표팀 경기를 찾아 관전할 계획이기도 하다.
끝으로 전상균은 스포츠에 가장 중요한 것이 '페어플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포츠인이라면 절대 위배되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금지약물 복용 등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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