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민주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실체 왜곡…사법방해 해당"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9일 "수원지검 수사보고서에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실체는 '경기도지사 방북 대가'가 아닌, '주가 부양' 및 '시세차익'"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검찰이 즉각 반발했다.
수원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이 언급한) 수사보고서는 지난 2022년 10월 3일 작성됐다"며 "그런데 이는 대북송금 사건 전모를 확인하기 전인 수사 초기 단계에 쌍방울 대북사업 배경을 검토한 문건"이라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2022년 9월 '쌍방울 자금 수십억 원이 북한에 전달됐다'는 수준의 사실만 최초 확인했을 뿐"이라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23년 1월 해외에서 검거돼 강제 송환되기 전까지는 북한에 전달된 돈의 액수와 정확한 동기가 특정되지 않았고, 수사보고서는 그 단계에서 작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검찰은 2022년 10월 14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특정범죄 가중 처벌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할 당시 대북송금 혐의는 공소사실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김 전 회장에 대한 조사와 추가 증거 확보를 통해 경기도와 관련된 대북송금 실체를 확인한 후 2023년 3월 21일 이화영 전 부지사를 불법 대금송금에 따른 외국환거래법 위반죄로 추가 기소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수사보고서는 검찰에서 이 전 부지사 (혐의)에 대한 공판 증거로 법원에 제출했고, 이 전 부지사 변호인도 법정 내외에서 '쌍방울 주가 조작을 위한 대북송금'이라고 계속 주장했다"며 "1년 8개월간의 충실한 심리 끝에 법원에서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 대납, 경기도지사 방북비용 대가라는 판결이 선고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이 전 부지사 1심 판결문에 적시된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추진한 경위와 이 전 부지사로부터 안부수 전 아태평화교류협회 회장을 소개받은 사실 등에 비춰 보면 이 전 부지사 도움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게 된 게 분명한 점 △나노스 IR 자료에 계약금 관련 내용이 있으나 관계자 진술에 의하면 대북송금 대납 사실을 기재할 수 없으므로 어쩔 수 없이 사용한 단어라고 진술하고, 당시 쌍방울이 사업권 계약금을 지급할 단계도 아닌 점 △김 전 회장이 주가 상승을 위해 해외 투자자들을 기망하는 등 무모한 행위를 했다는 이 전 부지사 주장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점 △북한 정찰총국 출신 대남공작원 리호남이 쌍방울을 이용해 돈을 벌 생각을 했더라도 이는 리호남의 내밀한 자체 대남공작에 불과해 쌍방울이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진정성과 배치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등을 내세웠다.
검찰은 "수사는 초기에 입수한 단서를 근거로 새로운 증거들을 순차 확보하면서 점진적으로 실체적 진실에 다가서는 과정"이라며 "그런데 수사 초기에 검토한 보고서 내용이 확정된 사실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후 진행된 수사 과정과 재판 결과를 의도적으로 왜곡한 허위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 경기도지사 등 불법 대북송금 사건은 곧 재판이 시작될 예정이고, 법정에서 주장과 항변을 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른 심리 절차를 거쳐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며 "그럼에도 공당이 나서서 법정 밖에서 실체 왜곡을 시도한다면 이는 수사와 재판을 부당하게 정쟁으로 몰아넣고 외압을 가하는 사법 방해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지난 6월 7일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열린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9년 6개월에 벌금 2억 5000만 원, 추징금 추징금 3억2595만 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8년 7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대북경협 지원을 대가로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 및 차량을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2022년 10월 구속 기소됐다. 이 전 부지사는 측근을 쌍방울 직원으로 등재해 허위 급여를 받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쌍방울로부터 받은 금액만 3억 원이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함께 이 전 부지사는 김 전 회장이 2019년 경기도 스마트팜 지원 사업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를 지낸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등 800만 달러를 북한에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kk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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