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에 말라가는 당근밭…애타는 농심
[KBS 제주] [앵커]
불볕더위에 강수량 부족까지 겹친 제주 동부지역은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고 있습니다.
당근밭 상황이 특히 심각한데, 애가 타는 농민들은 새벽부터 밤까지 밭에 물을 대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임연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국 당근 생산량의 절반이 넘는 제주시 구좌읍이 누렇게 메말랐습니다.
바싹 마른 밭 옆에서는 물탱크에 물을 대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부족으로 애가 타는 농가를 돕기 위해 이동식 물탱크가 투입된 겁니다.
농협 등 관계 기관이 휴일까지 반납하며 농가 급수 지원에 발 벗고 나섰습니다.
[원만호/김녕농협 상임이사 : "물이 모자라서 스프링클러가 돌아가지 않습니다. 농협에서 급수 지원을 하고 있는데 한 3일 전부터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풀로 이렇게 지원을 하고 있고."]
하지만 폭염이 이어지는 동안 비다운 비도 내리지 않고, 밭에 물을 대기 위한 농가 행렬이 새벽부터 이어지며 탱크에 모아둔 물이 금세 동납니다.
[김경찬/월정리장 : "(물)탱크를 줬지만, 이것도 양이 적어. 월정만이 아니고 제가 알기론 구좌 전 지역이고 성산, 표선 지역까지. 지금 당근 농가들은 지금 전쟁입니다. 물과의 전쟁."]
농업용 관정에서도 물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물을 받으러 온 농민은 약해진 물줄기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이건호/당근 농가 : "물줄기가 평소엔 폭포처럼 콸콸 쏟아졌다면 지금은 3분의 1 정도. 4분의 1 정도로 적게 나오는 것 같습니다."]
바로 옆 관정은 하루 새 물이 끊겨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당근 농가 : "이렇게 하면 물이 떨어지는데. 어제까지도 잘 나왔었는데 오늘은 아예 한 방울조차도 나오질 않네요."]
10번 넘게 물을 싣고 와서 뿌리는 농민.
제때 발아도 못 하고 달궈진 땅 속에서 시들었을 당근 싹을 생각하면 속이 타들어 갑니다.
[김은익/당근 농가 : "3분의 1도 발아가 안 되는 것 같은데. 나머지는 발아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은 물이라도 줘야 할 것 아닙니까. 비는 안 오고. 방법이 없는 거죠."]
당분간 소나기 말고는 큰비 소식이 없어 농가들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일 것으로 보입니다.
KBS 뉴스 임연희입니다.
촬영기자:부수홍
임연희 기자 (yhli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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