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노인들의 힘겨운 여름나기
[KBS 제주] [앵커]
올 여름, 계속된 열대야에 밤에도 잠을 설치게 되는데요.
홀로 사는 노인들은 무더운 집을 견딜 수 없어 오히려 겨울보다 힘든 여름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낮의 강렬한 햇빛은 밤이 되어서도 식을 줄 모릅니다.
에어컨도 없는 방.
멈출 줄 모르는 선풍기에선 더운 바람이 뿜어져 나오고, 찬물로 얼굴을 씻어 보지만, 푹푹 찌는 방에선, 밤에도 더위를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김석태/제주시 용담1동 : "슬레이트집이라 낮에 열기가 지붕에 있어서, 밤에 잘 (잠이 안 와요.) (밤에도) 날씨가 덥다 보니까 하루에 3~4시간 자다가."]
이 방의 온도를 재봤더니 33도를 넘어섰는데요.
바깥 온도보다 더 높습니다.
무더위를 쫓기 위해선 바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데,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탑동 광장으로 향하기도 합니다.
거리 한편 버스킹 공연을 보면서, 열대야를 날려봅니다.
[김희순/제주시 일도2동 : "혼자 살다가 나오니까 참 편안해요. 집에 있으면 갑갑하니까, 사람도 구경하고 운동하다 보면, 더위도 잊혀지고."]
지난달 제주는 열대야 일수가 19.5일로 평년보다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소방당국에 접수된 제주 온열질환자는 현재까지 77명인데, 4명 중 1명은 저녁부터 오전 사이에 신고 접수됐습니다.
특히, 당뇨병 등 각종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열대야에 취약합니다.
[심우성/한라병원 응급의학과장 : "만성질환을 가지고 계신 경우들이 많아서 체온 유지와 땀 배출을 조절하는 능력이 더 저하되고, (열대야로) 대사질환, 인지기능 변화를 주며 사망 위험 가능성도 (증가합니다.)"]
제주에 한 달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기상청은 다음 주까지도 무더운 밤이 되겠다며 건강관리에 각별한 주의를 부탁했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양경배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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