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잠 못 드는 밤'…25도 이상 열대야 해운대 피서객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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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더웠는데, 밤바다를 보며 이렇게 발을 담그니 너무 좋아요."
부산지역 열대야가 14일째 이어진 9일 오후 9시.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주민 박모씨는 "해가 떨어지면 매일 이렇게 산책하러 나온다"면서 "관광객과 외국인들도 밤에 많이 몰리는데 열대야를 이겨내는 부산 밤바다의 또 다른 매력이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지난달 25일 밤부터 한낮의 온도가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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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 진입로 구남로, 공연장 변신 해변 산책로 인파 몰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하루 종일 더웠는데, 밤바다를 보며 이렇게 발을 담그니 너무 좋아요."
부산지역 열대야가 14일째 이어진 9일 오후 9시.
해운대해수욕장에서 맨발 걷기를 하던 30대 여성 최모 씨는 연신 "기분이 좋다"며 이렇게 말했다.
최씨의 뒤로는 연인이나 가족들과 함께 손을 잡고 파도에 발을 담근 채 백사장을 걷는 사람들의 행렬이 쭉 이어졌다.
부산 시민들의 이런 모습에 관광객들도 합류하면서 수십m가 넘는 맨발 걷기 행렬이 해변을 따라 계속 이어졌다.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이날 해가 넘어가는 오후 8시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서서히 늘어나더니 1시간도 안 돼 해변 산책로가 붐빌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다.
해변 한가운데 있는 이벤트 광장 앞 백사장에는 많은 관광객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거나 바닷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이겨내고 있었다.
백사장에는 돗자리를 편 외국인들이 둘러앉아 음식을 먹거나 음악을 듣는 모습도 많이 보였다.
해변 산책로는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길거리 공연이 호안 도로변 곳곳에서 펼쳐졌고, 사람들은 해변 앞 계단을 가득 메우고 호응했다.
'해운대 연가'를 비롯해 고(故) 김현식 가수의 '사랑했어요' 노래 등이 나오자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떼창'이 나오기도 했다.
해운대해수욕장 중심 상권으로 자리 잡은 구남로는 '열대야 특수'를 누리고 있었다.
밤에 쏟아져 나온 '올빼미' 족들로 거리 곳곳은 붐볐고, 야외 테라스 음식점이나 주점에는 많은 손님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밤바다를 맞으며 운동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많이 모였다.
웃통을 벗은 '러닝크루' 무리가 백사장을 달렸고, 올해 처음으로 설치된 백사장 '머슬존'에는 헬스 기구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나온 주민 박모씨는 "해가 떨어지면 매일 이렇게 산책하러 나온다"면서 "관광객과 외국인들도 밤에 많이 몰리는데 열대야를 이겨내는 부산 밤바다의 또 다른 매력이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왔다는 최모씨도 "한낮에는 호텔에서 즐기다가 아이들이랑 이제 나왔다"면서 "기대했던 대로 밤 바닷가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나오길 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에는 지난달 25일 밤부터 한낮의 온도가 25도 이상으로 유지되는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7월 부산·울산·경남에 있는 11개 관측 지점(부산, 울산, 창원, 통영, 진주, 거창, 합천, 밀양, 산청, 거제, 남해 등)에서 열대야가 기록된 평균 일수는 9.6일로 1973년 관측된 이래로 역대 2번째로 열대야가 길게 이어졌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폭염보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것은 뜨겁고 건조한 티베트 고기압이 대기 상층에 자리 잡고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함께 자리 잡아 마치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있는 형상이 지속된 탓"이라면서 "폭염은 8월 중순 혹은 8월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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