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는 ‘죽이자’·손자는 ‘폭력행사’…친할머니 살해한 패륜아들…그들은 왜?

이동준 2024. 8. 9.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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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기간에 친할머니를 찾아 살해한 20대 남매가 검찰로부터 징역 24년을 각각 구형받았다.

9일 부산지법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이날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자 A씨(24)와 손녀 B씨(28)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지적장애 2급인 A씨를 B씨가 부추겨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한 뒤 그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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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돌아가시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지적장애 동생 꼬드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설 연휴 기간에 친할머니를 찾아 살해한 20대 남매가 검찰로부터 징역 24년을 각각 구형받았다.

9일 부산지법동부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동기)는 이날 존속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손자 A씨(24)와 손녀 B씨(28)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이날 남매에게 각각 징역 24년을 구형하고,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청구했다.

A씨는 설날 연휴였던 지난 2월9일 부산에 사는 친할머니 C씨(70대) 거주지에 찾아가 주먹으로 폭행하는 등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지난해 12월부터 '할머니가 돌아가시면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사고사로 위장해 없애버리자' 등 친동생 A씨에 여러 차례 살인을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적장애 2급인 A씨를 B씨가 부추겨 친할머니를 살해하고 사고사로 위장한 뒤 그 재산을 마음대로 사용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는 홀로 살아온 독거노인이다. 유족으론 자신을 살해한 손자와 손녀뿐이다”라며 “피해자는 평소 검소하고 근검절약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다. 지적장애가 있는 A씨를 위해 동사무소에 자주 오가며 복지혜택을 공부하는 등 손자를 사랑하는 할머니였다”고 말했다.

이어 “A씨 휴대전화에서 복구한 피해자와의 통화 녹음 내용을 모두 들어보더라도 피해자가 A씨에게 언성을 높이거나 험한 욕설을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다. 전부 A씨에게 저축하는 법을 알려주거나 생활을 챙기는 내용일 뿐”이라며 “이런 정황에 비춰볼 때 피해자는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것 같이 험한 말을 일삼는 신경질적인 할머니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A씨는 우발적 살인을 주장한다. 하지만 A씨는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한 뒤 사후 처리까지 전부 계획한 상태에서 피해자의 주거지에 찾아갔다”며 “피해자 시신과 사건이 발생한 화장실 내부 현장 상태 등을 종합해 보면 A씨가 적어도 1시간 이상의 상당한 시간 동안 저항하던 피해자를 때려 살해한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B씨에 대해서는 “살인의 공동정범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A씨와 범행 전날 피해자를 살해하고 시신을 은폐하는 방법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며 “A씨 진술에 의하더라도 B씨는 A씨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피해자에 대한 살해 의지를 드러내면서 자신이 직접 범행에 나서지 않고 남동생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르는 등 비난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평생 아껴 모은 돈으로 마련한 자신의 보금자리에서 그동안 사랑으로 보살펴온 손자에게 무참하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이런 반인륜적 패륜 범행을 저지른 A씨와 B씨를 엄벌에 처해 오랜 기간 동안 사회에서 격리할 필요가 있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A씨 측은 중증도 지적장애를 가진 피고인이 친누나로부터 범행을 교사 받아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B씨 측도 “공소장에 적시된 구체적인 객관적 사실관계에 대해서 인정하며 결과적으로 자신의 행동 탓에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 부분에 대해선 반성·후회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B씨가 '공동정범의 죄책을 질 수 있는지' '기능적 행위 지배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엄정히 판단해야 한다”며 “만약 공모했더라면 공모한 대로 실행돼야 하지만 A씨와 B씨가 나눴던 수많은 대화 중 몇 가지가 일치한 것뿐이다. A씨의 진술 역시 당시 피해자와의 다툼이 범행의 발단이 됐다고 진술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한편 이날 법정에선 두 남매는 최후진술 때 울먹이며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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