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오심 탈락'→韓 코치 강력 항의→판정 번복이라니!... 태권도 8강행 기사회생 '3일 연속 金 터지나' [파리 2024]

김우종 기자 2024. 8. 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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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우종 기자]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왼쪽) 선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경기에서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 자웅을 겨루고 있다.(다중노출) /사진=뉴스1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의 지도자인 오혜리 코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의 경기에서 심판진의 비디오 리플레이 결과에 대해 어필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국 태권도 선수로 처음 남자 80㎏급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은 서건우(21·한국체대)가 첫판에서 극적인 승리를 챙겼다. 그리고 승리의 배경에는 한국 여자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오혜리(36) 코치가 있었다.

서건우는 9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그랑 팔레에서 펼쳐진 2024 파리 하계올림픽 태권도 남자 80㎏급 16강전에서 호아킨 처칠 마르티네스(칠레)에 라운드 점수 2-1(6-8, 16-16, 14-1) 역전승을 거뒀다. 서건우는 이날 오후 9시 40분 8강전에 출격한다. 8강 상대는 브라질의 엔하키 마르퀘 페르난데스다.

서건우는 1라운드 시작 29초 만에 돌려차기를 성공시키며 2점을 획득했다. 그러나 1라운드 막판에 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6-8로 리드를 빼앗겼다. 서건우는 종료를 앞두고 머리 공격을 시도했다. 이어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으나 서건우의 발이 마르티네스의 머리에 닿지 않았다고 판정하면서 결국 1라운드를 내주고 말았다.

서건우는 이어진 2라운드에서 마르티네스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한때 연거푸 머리를 향한 발차기 공격을 허용하면서 6-14까지 밀렸다. 하지만 서건우는 포기하지 않았다. 발차기 공격을 적중시키며 마침내 승부를 16-16 원점으로 돌렸다.

태권도는 동점으로 끝났을 경우에는 회전 기술을 통한 득점이 높은 선수, 기술 가치가 높은 선수(머리→몸통→정권→감점), 유효 타격 수가 높은 선수 순으로 순위를 가린다. 이마저도 같은 경우에는 배심원 2명과 심판 1명이 승자 1명을 결정한다.

이 규칙에 따르면 2라운드에서 한 차례 회전차기를 성공한 마르티네스가 아니라, 두 차례 회전차기를 해낸 서건우가 승리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판정이 나왔다. 마르티네스가 2라운드를 승리했다고 선언한 것이다. 명백한 오심이었다. 마르티네스가 2라운드를 가져간다면 서건우가 충격적으로 16강에서 탈락하는 상황.

그러자 서건우는 물론, 오혜리 코치까지 매트로 뛰쳐나와 강력하게 항의했다. 오혜리 코치는 서건우가 더 높은 테크니컬 포인트를 기록했다며 다시 한번 경기를 돌려봐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심판진은 다시 2라운드를 살펴봤고, 그 결과 회전차기가 아닌 감점이 우선시된 것을 확인했다. 이에 심판진은 서건우가 2라운드에서 승리했다고 번복했다. 마르티네스 측 역시 이에 대해 수긍하면서 라운드 점수는 1-1 원점이 됐다. 사실상 오혜리 코치의 빠른 판단과 강력한 항의가 서건우를 벼랑 끝에서 구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의 경기를 승리한 후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극적으로 기사회생한 서건우는 3라운드에서 마르티네스를 거세게 몰아붙이기 시작했다. 압도적이었다. 몸통 발차기 및 몸통 회전 공격을 앞세워 6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몸통 공격을 계속 해내면서 점수를 10-0까지 벌렸고 결국 14-1로 달아난 끝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가 끝난 뒤 오혜리 코치는 가까스로 8강에 안착한 서건우를 툭 터치하며 격려했다. 오혜리 코치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 6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는 계속해서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7일에는 박태준(경희대)이 올림픽 무대에서는 처음으로 남자 58㎏급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이어 8일에는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이 여자 57㎏급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이제는 서건우가 이번 대회 태권도 세 번째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만약 서건우도 금메달을 차지한다면 2008 베이징 올림픽(태권도 금메달 4개)에 이어 처음으로 금메달 3개 이상을 따게 된다.

서건우는 지난해 12월 WT 월드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에 성공, 올림픽 랭킹을 4위까지 끌어올리며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WT 올림픽 랭킹 5위까지 올림픽 출전권이 자동으로 주어진다. 한국 선수가 올림픽 무대 남자 80㎏급에 출전한 건 서건우가 처음이었다. 한국이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좀처럼 이 체급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런데 서건우라는 새 별이 나타났다. 서건우는 2022년 6월 무주 월드그랑프리 챌린지 남자 80㎏급에서 우승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맨체스터 그랑프리 파이널 남자 80㎏급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을 차지했다.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서건우 선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의 경기를 마친 후 오혜리 코치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스1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팀 오혜리 코치가 9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진행된 2024 파리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급 16강 칠레의 호아킨 추르칠 선수와의 경기를 마친 서건우 서리를 다독이고 있다. /사진=뉴스1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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