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다이어트 한약 ‘마황’ 논란…‘美 FDA 허용량 6배’ 달하는 곳도

홍란 2024. 8. 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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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 한의원들이 판매하는 다이어트 한약 속 마황 함유량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일부 한의원의 한약에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 허용량의 6배 가까운 마황 성분이 검출됐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구체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성분은 마황의 주요 성분인 교감신경항진제 '에페드린'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운동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내지만 고혈압과 부정맥, 심근경색 등 부작용이 보고돼 왔습니다. 이에 FDA는 지난 2004년 의약품 외 건강보조식품 사용을 금지했고 현재는 천식치료 등 의약품에 한해 일일 150mg까지만 허용하고 있습니다.

채널A가 확보한 '대한의사협회와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작업환경의학과 교수팀'의 유명 한의원 23곳의 제조 다이어트한약 분석 결과에 따르면, 한의원 15곳의 한약에서 에페드린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그 중 5곳에서는 FDA 일일 허용량을 초과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다이어트한약으로 유명한 A 한의원은 일일 복용량 기준 872mg가 검출돼 FDA 의약품 일일 허용량 150mg의 6배에 달했습니다. 강남 소재의 B 한의원도 FDA 기준 4배인 627mg을 하루 섭취하는 양으로 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C 한의원도 273mg가 검출돼 하루 허용량을 훌쩍 넘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마황을 과섭취할 경우, 부정맥이나 심근경색 등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600~800mg 정도면 곧바로 심장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는 등 부작용 느꼈을 것"이라 전했습니다.

채널A 취재진이 A한의원과 C한의원에서 직접 다이어트약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A 한의원 원장은 "3개월 정도면 최소 8kg 정도 빠지는 게 가능하다"며 고 안내했습니다. 그러면서 "에페드린 성분이 가장 효과가 좋다"며 "식욕억제 효과가 있는 다이어트 한약은 대부분 에페드린 성분"이라고 밝혔습니다.

C 한의원은 마황을 함유한 다이어트약이 있냐고 묻자 "운동한 것처럼 땀을 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할 뿐 구체적인 함유량은 말을 아꼈습니다. 부작용을 두고도 "90%는 부작용이 없다"고 안내했습니다.

다만, 두 곳 모두 처방 받을 한약의 구체적인 마황 함량을 알고 싶다는 취재진의 요청에는 "밝히기 어렵다"며 거절했습니다.

식약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마황(에페드린 함유) 단일 성분에 대한 일일 허용량 기준이 없습니다.

다만, 양약의 경우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UR)의 대상으로 중복투여나 과다투여 방지 등 어느 정도 사용량 규제가 이뤄지고 있지만 한약의 경우 DUR 대상이 아니라 중복투여나 과다투여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환규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장은 "한약제는 성분에 대한 고지 의무가 없어 환자들이 성분이나 함량을 명확히 알 수 없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다이어트 한약이 무분별하게 처방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출처=뉴스1

김석희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위 연구결과에 대해 "일부 한의원들의 사례"라며 반박했습니다. 대부분의 한의원에서는 안전한 수준에서 다이어트약 처방이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김 이사는 "지난해 다이어트 한약 복용자 1천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조사 결과, 평균 복용량은 마황 12.66g 정도"라며 "한약의 제형과 용출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높게 함유되는 환 1일분 기준으로도 에페드린 80mg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비만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이 있어 대다수의 한의원에서는 체질 등에 맞게 조제하고 있기 때문에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페드린 함량을 높인다고 다이어트 효과가 좋은 게 아니기 때문에 무분별하게 많이 사용할 이유도 없다"고도 덧붙였습니다.

홍란 기자 hr@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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