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귀 기울여 보세요, '조선인 여공의 노래'에
[EBS 뉴스]
제79회 광복절을 앞두고, 일제강점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한 편이 개봉했습니다.
오사카 방적공장에서 일했던 조선인 여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데요.
그동안 역사적으로 제대로 조명되지 못한 문제를 정면으로 다뤘다고 합니다.
먼저 영상 보고 오시겠습니다.
[VCR]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가족의 생계 위해 일본으로 간 소녀들
오사카 방적공장에만 "3만 명" 달해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공들
'재일교포 1세대'로 뿌리내려
고난의 역사 관통한 그녀들의 이야기
"이제는 귀 기울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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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 앵커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를 연출한 이원식 감독과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감독님 어서 오세요.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는 좀 잘 알려져 있는 편인데 조선인 여공 문제는 좀 낯설게 느껴집니다.
영화를 어떻게 제작하시게 됐을까요?
이원식 감독 /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연출
처음에 2017년쯤에 오사카로 출장을 가게 됐었는데요.
그곳에 하루키 중학교라는 곳을 방문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담벼락에 주기적으로 십자가가 박혀 있는 것을 알게 됐고요.
보게 됐고 도대체 왜 중학교 담벼락에 그것도 일본의 중학교에 십자가가 박혀 있을까 라는 의문과 궁금증을 갖게 됐습니다.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자료를 찾아보면서 공부하다 보니까 사실은 그 담장 중학교의 담장은 조선인 여공들이 일했던 방적공장의 담장이었고, 십자가는 사실 십자가가 아니라 조선인 여공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철조망을 감았던 오래된 철틀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더욱이 그곳에 갇혀서 이제 일을 했던 조선인 여공들이 10대에 너무 어린 소녀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 이야기들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에 주목하게 되면서 영화를 제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상미 앵커
이런 여공들이 숫자도 적지 않다고 들었는데요.
어째서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요?
이원식 감독 /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연출
강제징용이나 또 일본군 위안부 문제 같은 경우는 많은 학자나 또 많은 분들이 연구를 하시고 또 많은 증언 자료들이나 기록들이 남아 있는 반면에
조선인 여공들에 관한 기록들은 사실 민중의 역사이기도 하고 또 강제징용하고는 달리 모집인에 속아서 가긴 했지만 자발적인 이주와 이민의 역사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게 될 수밖에 없었고 또 연구가 부족했기 때문에 그런게 된 것 같습니다.
이상미 앵커
영화 제목인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실제로 당시 여공들이 불렀던 노래라고요.
이원식 감독 /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연출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까 여공들이 당시에 이제 힘든 공장생활을 이겨내기 위해서 노동요를 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 노동요의 가사가 기록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지만 이제 그 멜로디는 사실 기록에 남아있지 않아서 이것들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좀 더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가사에 이제 음악 감독님이 작곡을 하셔서 조선인 여공의 노래를 만들게 됐고요.
그 노래를 통해서 또 당시 여공들의 애환과 또 삶의 그 현장들의 이야기들을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이상미 앵커
그런데 이민자 신분이었던 조선인 여공들이 또 일본인을 위해서 파업을 한 적도 있고요.
또 같은 조선인인데 여공들을 괴롭힌 사람들의 이야기도 영화에 담겼다고요.
이원식 감독 /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연출
일본인 식당 아주머니를 아주머니가 조선인 여공들에게 잘 대해줬는데 회사에서는 그런 것들이 불만이었기 때문에 일본인을 해고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조선인 여공들이 그 일본인 해고된 식당 아주머니를 위해서 복직시켜달라고 해고를 철회해 달라는 대모 파업을 일으켰던 기록이 남아 있었고요.
또 반면에 또 상해회라는 친일단체의 조선인 남성들이 또 조선인 여공들을 핍박하고 그들의 월급을 강제로 공제하고 또 성폭력 등을 일삼았다는 기록들을 알게 됐는데요.
이 모두가 사실은 조선인 여공들에 관한 기록이고 또 남겨져 있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에 숨길 필요 없이 다 영화에 담는 게 맞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상미 앵커
주체적이고 강인한 여공들이 재일동포 1세대가 된 건데 이번에 캐스팅된 배우들도 일본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이라고요.
이원식 감독 /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연출
실제로 조선인 여공들의 이야기를 만들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고 또 증언을 낭독해 줄 분들을 캐스팅하는 과정에서 제 코리안으로 오사카에서 연극과 또 여러 가지 작업들을 하고 있는 배우들을 알게 됐습니다.
또 그들이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그래서 그분들을 캐스팅하게 됐고요.
실제로 캐스팅된 분들 중에 강하나씨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영화에도 출연했기 때문에 또 시너지를 낼 수 있었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이제 영화 속에서 과거의 여공과 또 현재의 프리젠터가 만나는 장면들을 이제 표현할 때 또 특별히 더 제일 코리안이기 때문에 더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상미 앵커
영화는 수요일에 개봉을 했습니다.
이제 곧 광복절이기도 한데요.
이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있을까요?
이원식 감독 / 영화 '조선인 여공의 노래' 연출
사실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100년 전 일본의 오사카로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 갔던 여공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는 전쟁과 또 침략과 또 기금과 가난 등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떠나고 또 가족을 떠나고 또 어린 아이들이 돈을 버는 그런 일들이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100년 전에 있었던 조선인 여공들의 이야기는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 우리 세계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조선인 여공들을 만들면서 많은 할머니들을 만나게 됐는데 그분들이 가족을 지키고 또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그 낯선 땅에서 이국에서 성실하게 또 긍정적으로 살아온 그 삶을 통해서 힘들고 지친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관객들이 많은 희망과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합니다.
또 영화가 전체 관람가인데요.
그래서 광복절 기간에 또 가족이 함께 영화를 보시면 또 뜻깊은 시간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상미 앵커
기억되지 못하고 역사 속에서 잊혀져간 조선인 여공들의 이야기 다가오는 광복절에 함께 되돌아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독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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