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팀 VS 홈팀&‘엠비드 더비’···올림픽 남자 농구 결승 역대급 ‘꿀잼 더비’
최고의 빅뱅이 파리 올림픽 마지막 무대를 달군다. 남자 농구 결승전은 ‘드림팀’과 ‘홈팀’의 대결이다. 또 풍성한 스토리를 가진 ‘엠비드 더비’이기도 하다.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 랭킹 1위 미국은 9일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농구 4강전에서 세르비아(4위)를 95-91로 물리쳤다. 이로써 미국은 앞서 독일(3위)을 73-69로 꺾고 결승에 선착한 프랑스(9위)와 맞붙는다. 두 대회 연속 결승에서 만난 두 팀의 결승전은 11일 오전 4시30분에 열린다.
세르비아와 준결승에서 2쿼터 한때 17점까지 뒤졌던 미국은 후반에 힘을 냈다. 불혹의 에이스 르브론 제임스와 3점슈터 스테픈 커리의 막판 활약으로 대역전승을 이뤄냈다.
미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부터 올림픽 5연패에 한 걸음을 남겨놓았다. 그러나 결승 상대 프랑스는 개최국의 이점에 3년 전 도쿄 대회 아픔을 설욕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된다.
프랑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과 토너먼트 들어 경기력이 상승하고 있는 프랑스의 기세가 만만찮다. 특히 두 팀의 대결은 ‘엠비드 더비’로 전 세계 농구팬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 대표팀 센터 엠비드는 프랑스에서 ‘배신자’로 찍혀 있다. 카메룬에서 태어나 고교시절부터 미국에서 보내고 있는 엠비드는 2022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하며 3개 국적을 갖고 있다. 당시 그는 프랑스 국적 취득을 위해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프랑스 농구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편지를 쓰기도 했다. 프랑스 팬들은 당연히 엠비드가 파리 올림픽에서 프랑스 대표팀으로 뛸 것으로 기대했다. 빅터 웸반야마와 루디 고베어라는 확실한 두 기둥이 있는 프랑스에 엠비드까지 가세한다면 미국을 꺾고 금메달을 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러나 엠비드는 지난해 10월 금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보이는 미국 대표팀에서 뛰겠다고 결정하면서 프랑스 팬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엠비드는 이번 올림픽 기간 내내 프랑스 팬들의 거센 야유에 시달리고 있다. 그는 예선 동안 컨디션도 썩 좋지 않아 악전고투했다. 부진하던 엠비드는 세르비아와의 준결승에서 19점·4리바운드·2블록 등으로 좋은 활약을 펼치며 결승전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컨디션은 살아났지만 결승전 맞대결에서 프랑스 팬들의 야유의 함성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엠비드가 평정심을 찾느냐가 경기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엠비드는 결승전을 앞두고 자신에게 쏠리는 관심에 대해 “나는 프랑스를 사랑하지만 두렵지는 않다. 휘파람을 불며 즐겁게 지낼 것이다. 금메달을 획득하려면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수비하고, 리바운드를 얻고,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샘 커 미국 감독은 “프랑스 관중의 열기와 에너지는 놀라웠다. 결승전은 더욱 시끄러울 것 같아 기대된다. 내가 치른 경기 중 가장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프랑스 팬들은 도쿄 대회 결승전 패배의 아쉬움과 엠비드의 배신을 통쾌하게 설욕하는화려한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파리올림픽 대미를 장식하는 최고의 ‘꿀잼 드라마’가 전 세계 농구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양승남 기자 ysn9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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