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IT(잇)다] 브로코스 “브로콜리 추출 ‘비타민 U’ 담은 브로콜-WE(위)로 위 건강 지킬 것”
[KOAT x IT동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IT동아는 우리나라 농업의 발전과 디지털 전환을 이끌 유망한 스타트업을 소개합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상품, 그리고 독창적인 기술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 전국 각지의 농업 스타트업을 만나보세요.
[IT동아 강형석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건강기능식품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5조 3606억 원에 달한다. 2021년 대비 6% 성장한 수치로 2018년 이후 연평균 15%에 달하는 고성장 기조를 유지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건강과 면역 관리에 대한 관심이 늘고 스스로 건강을 챙기자는 ‘셀프메디케이션(Self Medication)’이 유행으로 번진 결과다.
건강기능식품도 스트레스 완화 제품부터 무첨가(설탕, 색소 등) 제품, 유산균과 일반 식품을 결합한 융복합 제품 등 종류와 형태가 다양하다. 그러나 대체로 멀티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홍삼 등 강장제와 식이보충제에 집중됐다. 결국 건강기능식품의 선택지는 제한적이고 시장 경쟁도 치열해 차별화를 꾀하지 못하면 성공이 어려운 구조가 되었다.
브로코스는 위 건강에 초점을 둔 건강식품을 개발하는 푸드테크 스타트업이다. 흥미로운 것은 재료다. 채소 중에서 브로콜리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먼저 제주 브로콜리 줄기를 활용한 건강기능식품인 ‘브로콜-WE(위)’를 선보였고, 현재 사업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한 과정을 준비 중이다.
해외 의존도 높은 소화제 시장, ‘제주 브로콜리 줄기’로 돌파
하현주 대표는 브로코스를 창업하기 전 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했다. 제약 업계와 건강기능식품 업계에서 13년 가량 일하며 산업이 경쟁력을 가지려면 원료 개발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곳에서 시도하지 않은 아이템을 찾기 시작한 것도 이때다. 마침, 가족 중 위 건강이 안 좋은 것을 보며 이를 해결할 재료를 찾았고 자연스레 브로콜리가 눈에 들어오게 됐다.
하현주 대표가 브로콜리 줄기를 선택한 이유는 그 안에 포함된 ‘비타민 U’ 때문이다. 비타민 U는 메틸 메티오닌 설포늄 염화물(Methyl Methionine Sulfonium Chloride – MMSC)라는 이름으로 위 점막 보호와 손상된 위벽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 U도 궤양의 Ulcer에서 유래한 것이다. 브로콜리 줄기를 선택하기 전에는 십자화가 식물인 케일, 양배추, 방울양배추 등도 고려 대상이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연구하며 확인한 결과, 브로콜리 줄기부에 비타민 U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고 즉시 상업화를 시작했다.
“사실 브로콜리 줄기에서 비타민 U 성분을 추출하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열에 약해서 추출 조건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왔거든요. 효소처리 공법을 접목한 현재 공정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현재는 이 추출 기술을 바탕으로 지식재산권을 꾸준히 등록, 기술 상업화를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원료 표준화 작업을 마무리한 브로코스는 최근 인 비보(In Vivo – 소핵 시험) 실험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그 과정에서 위점막 회복, 소화기능 개선 등 여러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인 비트로(In Vitro – 염색체 이상 시험)와 인 비보 실험을 진행하며 연구개발(R&D) 흐름을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팩트 데이터(Fact Data) 확보를 위한 논문도 준비 중이다.
하현주 대표는 “실험을 통해 성분 자체의 위점막 회복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게 큽니다. 브로콜-위(WE)는 제산제가 들어가지 않는 소재를 씁니다. 꾸준히 섭취해도 안전하다는 것을 계속 입증해 나갈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보통 브로콜리 줄기는 쓰임새가 적다. 그래도 하현주 대표가 줄기를 택한 것은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함께 버려지는 것 없이 최대한 브로콜리를 활용하자는 목적 때문이다. 문제는 줄기 수급이었다. 고민 끝에 브로콜리 최대 산지가 제주라는 것을 파악하고 즉시 농가 접촉을 시도했다.
“브로콜리는 월동작물입니다. 겨울에만 접할 수 있는데 생물 확보 과정이 어려웠어요. 냉동 브로콜리로는 원활한 연구가 안 됩니다. 그래서 맨땅에 몸을 던지듯 제주 브로콜리 농가에 연락했습니다. 문제는 농가 대부분이 소작농이고 너무 바빠서 연락이 안 됐습니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이라 초기 연구에 필요한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았어요. 거의 매월 제주 브로콜리 농가에 가서 인사하며 사업을 설명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현재는 안정적으로 브로콜리 줄기를 받고 있습니다.”
브로콜리의 영양을 맛있게 섭취할 수 있는 ‘브로콜-WE(위)’
“브로콜리라 하면 소비자들 인식이 일단 맛이 없다는 부분이 큽니다. 저는 그걸 뛰어넘고 싶었어요. 어떻게 해야 맛있게 섭취가 가능할지 여러 가지 고민을 했는데, 바나나 스낵 맛을 접목하니 좋았습니다. 제품 자체도 통에 담아 판매하는 게 아닌 섭취하기 편하게 포(스틱) 형태로 개별 포장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브로콜-WE(위)입니다.”
브로코스는 브로콜-WE(위)를 개발하면서 천연 효소 3종과 생약 성분 12종, 유산균 10종 등을 담아 맛있게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 원료 자체만 보면 산뜻한 풀 맛 정도가 나지만, 거부감을 느낄 소비자를 위해 바나나 스낵 맛을 더했다. 하현주 대표는 양배추즙과 제산제 사이에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 판매를 이어갈 예정이다. 출시 전이지만, 두 번째 제품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브로콜-WE(위)는 단기적으로 속이 편안해지고 장기적으로 위 건강 유지가 가능한 요소를 집약한 제품입니다. 원료는 기능적 요소를 확보했고, 이제 상업적으로 나아가기 위해 제품의 비용을 안정화하는 부분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원료 표준화가 완료됐지만, 효율적인 공법을 계속 찾고 있습니다.”
고민은 브로콜-WE(위)의 장점을 어떻게 소비자에게 잘 보여줄 수 있을지다. 처음 크라우드 펀딩을 선택한 것도 소비자의 체류 시간이 길고 그 과정에서 상품정보를 꼼꼼히 살피는 특성 등이 반영됐다. 반응은 좋았다. 첫 크라우드 펀딩 도전에 목표액의 4700%를 달성했다. 성공적인 출시 이후 일부 온라인 쇼핑 사이트에 입점해 소비자와 소통 중이다. 기세를 몰아 유통 채널을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하현주 대표는 “소비자들은 바쁩니다. 상품정보 같은 것도 3초 안에 눈길을 사로잡지 못하면 뒤로 가기 버튼을 누릅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이 제품을 쉽지만 정확히 볼 수 있게 상품 정보를 계속 다듬고 있어요. 브로콜리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현대인의 다양한 고민을 해결하는 ‘종합 솔루션 기업’ 되고파
브로코스는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하나씩 달성하며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해외 수출을 준비하기 위해 전임상실험 결과에 기반한 논문을 준비 중이고, 기술 이전을 통한 파이프라인 다각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의 도움을 받고 있다.
“지난해 기회를 놓쳤는데 올해 신청에 성공해 한국농업기술진흥원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강점은 평가 위원분들의 기술적 이해도나 수준이 정말 높아요. 이 외에 네트워킹 활동과 투자활동(IR) 피칭도 받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이 외에도 브로코스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하고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농협, 코엑스 등이 주관하는 ‘2024 농식품 테크 스타트업 창업 박람회(AFRO 2024)’에도 참가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농식품 분야 네트워킹 및 투자자 미팅이 이뤄졌다.
창업 초기지만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해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으로 해악을 끼치지 않으면서 지속 성장하고 싶다는 하현주 대표. 브로콜리의 브로와 자선조직협회의 코스(Charity Organisation Society – COS)를 합친 사명처럼 환경과 건강을 아우르는 기업이 되는 게 꿈이다. 위 건강이라는 하나의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현대인의 다양한 건강 고민을 개선하는 종합 솔루션 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준비가 진행 중이다. 하현주 대표는 “주변에 좋은 원료들이 많고 현대 의학이 발달했음에도 아직 식습관이나 생활 습관이 건강에 영향을 많이 줍니다. 지금은 완치가 아닌 평생 관리하는 시대입니다. 브로코스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 주는 제품을 내놓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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