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꼴 잘 돌아간다는 비아냥을 시원하게 날려준 '신들린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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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 퇴귀사, 타로마스타, 역술가 등 점술가들의 연애 리얼리티 SBS <신들린 연애> . 6부작으로 막을 내렸지만 젊은 층의 호응에 힘입어 '시즌 2'로 이어질 예정이다. 신들린>
그러면서 씩씩하게 자신은 박이율과 커플이 되어 결혼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조윤아, 연애 리얼리티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다.
2049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신들린 연애> 가 더도 덜도 말고 '시즌1'처럼 사려 깊은 내용으로 돌아오기를. 신들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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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미디어=정석희의 TV 돋보기] 무당, 퇴귀사, 타로마스타, 역술가 등 점술가들의 연애 리얼리티 SBS <신들린 연애>. 6부작으로 막을 내렸지만 젊은 층의 호응에 힘입어 '시즌 2'로 이어질 예정이다. 방송에 앞서 '지상파 방송이 어찌 미신을 조장하느냐, 나라 꼴 잘 돌아간다', 이런 식의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굳이 편견을 가질 이유가 있을까?
무속이 기본 배경이긴 하나 사람에 대한 존중이 느껴져서 좋았다. 상담이 직업이어서인지 하나 같이 얘길 잘 들어주고 공감해준다. 서로를 걱정하고 배려하는, 신중하고 판단력이 뛰어난 출연자들. 점술가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재료를 잘 골라서 차린 건강한 밥상이지 싶다. 밥상을 차린 제작진도 출연자에 대한 존중이 있다. 갈등을 부각해 출연자를 화제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그래서 욕을 먹이는 예능과는 여러모로 다르다.
알고 보니 <신들린 연애>는 예능국이 아닌 교양국에서 만들었다. 올해 들어 강력 추천한 프로그램이 두 편 있는데 SBS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와 환경 다큐멘터리 SBS <고래와 나>다. 그런데 바로 <신들린 연애>의 이은솔, 이지영 PD가 <고래와 나> 제작에 참여했단다. 아 그래서 시선이 남다르구나, 무릎을 쳤다. 배경 음악이 유난히 인상 깊었는데 이은솔 PD가 고르고 고른 곡들이란다.
무속이니만큼 편견의 시선이 따를 터, 출연자 검증을 철저히 했다고. 생활기록부 제출은 물론이고 전과조회와 혼인사실증명 등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나. 그런데 마치 재채기를 막을 수 없는 것처럼 자꾸 서로 연애 운을 봐준다. 자신이 느끼는 것을 빠르고 분명하게 전해야 하는 직업인지라 매사 망설임 없고 솔직하다는 것도 특징이다. 여느 연애 리얼리티라면 슬슬 간을 보기도 하고 어장 관리도 하고 그럴 텐데 여기는 애매한 태도의 출연자가 없다. 깔끔하다.
방울, 오방기, 엽전, 타로 카드로 운명의 패를 고른 출연자들. 예상과는 달리 최종 선택 과정에서 출연자의 태반이 운명을 거스르는 선택을 했다. 역술가 허구봉의 경우 처음부터 자신이 마음을 준 함수현 씨를 사로잡을 강력한 기운의 경쟁자가 나타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허구봉은 끝까지 마음을 거두지 않았고 나중에 미안해하는 함수현 씨의 마음을 다독여준다. 서로 주고받는 말들이 마치 드라마 대사 같았다.
압권은 마지막 날 퇴귀사 박이율이 자신이 택한 최한나에게 축복의 기도를 해주는 장면이었다. 만에 하나 혹여 자신을 선택하지 않더라도, 그래서 앞으로 못 보게 되더라도 최한나가 인연의 고리를 잘 끊을 수 있게끔 기도를 했다는 거다. 또 역술가 조윤아의 명대사가 있다. 최종선택에서 커플이 안 되는 게 안 좋은 결과가 아니라 선택할 사람이 없다는 게 안 좋은 결과라나. 그러면서 씩씩하게 자신은 박이율과 커플이 되어 결혼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조윤아, 연애 리얼리티에서 보기 드문 캐릭터다. 중간에 심리적으로 힘에 부쳤던지 역술가 이재원이 퇴소를 했다. 제작진이 퇴소를 굳이 막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고 다른 멤버를 투입하지 않고 그냥 4대 3으로 간 것도 좋았다. 2049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막을 내린 <신들린 연애>가 더도 덜도 말고 '시즌1'처럼 사려 깊은 내용으로 돌아오기를.
정석희 TV칼럼니스트 soyow59@hanmail.net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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