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광복절에 통일담론 제시 30년만에 새로운 비전 주목

휴가 끝내고 정국구상 몰두
1994년 민족공동체 방안 이후
현시대에 맞는 방향 제시할듯
영수회담·거부권 등 현안 산적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여름휴가를 보내고 업무에 복귀했다. 휴가 동안 하반기 정국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알려진 윤 대통령이 각종 현안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렸을지 주목된다. 다음주 8·15 광복절 기념사에서 내놓을 메시지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일 저녁께 여름휴가 일정을 끝내고 현안 점검에 착수했다. 윤 대통령은 경남 거제 저도와 진해 해군기지, 충남 계룡대 등에 머물며 장병과 군 간부들을 격려하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했다. 중간에 경남 통영 중앙시장에 들러 상인들과 만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13일 예정된 국무회의 중요 안건부터 검토해야 한다. 야당 주도로 통과된 방송4법·노란봉투법·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에 대한 거부권 행사 건의가 의결되면 이를 곧바로 행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방송4법만 먼저 할지, 나머지 법안까지 합쳐서 동시에 행사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제79주년 광복절 기념 특별사면 명단도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특사를 통해 정치권에서 초미의 관심사였던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도 복권될 가능성이 높다.

오는 15일에는 광복절 기념 대통령 축사가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이번 연설에서 자유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통일 담론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져 그 내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정부가 1994년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을 제시한 이래 올해 30주년을 맞는 만큼 현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통일 비전이 필요하다는 게 윤 대통령의 생각이란 후문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수개월 전부터 관련 구상을 다듬는 한편 연설문도 직접 퇴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더불어민주당이 먼저 제안한 '영수회담'에 대한 공식 입장도 조만간 정리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 휴가기간에 "국회 정상화가 먼저"라며 보류 입장을 내놓았지만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는 18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연임에 성공한다면 여소야대 속 국정 운영을 위해 진지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의 후임 임명, 이달 말께 진행될 대국민 브리핑 등도 임박한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한편 윤 대통령은 9일 3군 본부가 위치한 충남 계룡대에서 휴가를 마무리하며 "휴가를 군과 함께 보내는 것이 나에게 진짜 휴가"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계룡대 전시지휘시설(U-3)을 방문해 오는 19~22일 예정된 한미연합 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 준비 상태를 점검하고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어 저녁에는 공군 F-35A, F-15K 전투기 조종사, 육군 특전사 등과 식사를 함께했다.

[안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