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또 국정농단 사범 사면, 사법정의 저버린 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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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지난 8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조윤선·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을 대거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야권 인사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2022년 연말 '복권 없는 사면'에 이은 '쪼개기 복권' 대상으로 끼워 넣었다.
두 사람마저 사면·복권되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직자는 사실상 전원 면죄부를 받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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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지난 8일 사면심사위원회를 열어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조윤선·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 이명박·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인사들을 대거 ‘광복절 특사’ 대상에 포함시켰다. 야권 인사로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2022년 연말 ‘복권 없는 사면’에 이은 ‘쪼개기 복권’ 대상으로 끼워 넣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국무회의에서 사면 명단을 확정한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래 철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필두로 전임 보수정권 시절 부패·비리 범죄로 처벌받은 인사들에게 특사의 은전을 베풀지 않은 적이 없다. 거의 다 윤 대통령 자신이 검사 시절 잡아넣은 사람들이었다. 사면 때마다 사법정의 훼손이라는 비판이 거셌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국민 여론이 어떻든 ‘대통령 고유 권한’ 운운하며 보란 듯이 사면권을 행사할 것이다.
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 시절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을 정부 지원 등에서 배제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을 주도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용납될 수 없는 범죄를 지휘한 인물이다. 1년2개월 형기는 모두 채웠다지만, 이런 범죄를 저지른 인사를 형 확정 반년 만에 복권해준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현 전 수석은 보수 성향 단체를 불법 지원한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부산 엘시티 비리 혐의로 징역 5년형이 확정된 바 있다. 사면·복권이 확정되면 두 사람 다 정치 재개 자격을 찾게 된다. 이런 특혜를 용납할 국민이 얼마나 되겠나.
원 전 원장은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과 건설업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징역 14년2개월이 확정된 바 있다. 지난해 신년 특사 때 일부 감형을 받고 가석방되더니, 이번에 또 특사 대상에 들었다. 안 전 수석은 최서원씨와 함께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케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을 출연하도록 강요한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관련자다. 두 사람마저 사면·복권되면 이명박·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사건 관련 공직자는 사실상 전원 면죄부를 받는 셈이 된다.
윤 대통령은 특사 때마다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내걸어왔다. 실제론 국정농단 수사를 한 자신에 대한 보수층의 반감을 풀고 진영 결속을 다지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모두 다 안다. 반대로 김 전 지사를 끼워 넣은 건 친명-친문 간 야권 분열 노림수라는 해석이 많다. 윤 대통령은 국가지도자로서 책임감이 있다면, 더는 사면권을 정략적으로 남용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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