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서 선방한 '채권혼합형' ETF의 힘

김태성 기자(kts@mk.co.kr) 2024. 8. 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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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무섭게 치솟던 글로벌 빅테크 주가가 최근 한풀 꺾인 가운데 주식은 1개만 담고 나머지는 모두 채권에 투자하는 주식·채권 혼합형인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락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어진 개별주 하락을 국공채 등 채권이 방어하는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단일주식 대비 손실을 최대 3분의1 수준까지 줄인 것이다.

단일종목 ETF는 주식 한 종목을 30% 담고 나머지는 국공채 등 채권에 주로 투자해 변동성을 낮춘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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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한달새 20% 하락때
8%만 떨어지며 손실 방어
국공채 비중 50% 넘게 담아
폭락장 때 변동성 최소화 주효
주가 상승기엔 수익률 제약도

올 들어 무섭게 치솟던 글로벌 빅테크 주가가 최근 한풀 꺾인 가운데 주식은 1개만 담고 나머지는 모두 채권에 투자하는 주식·채권 혼합형인 단일종목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락장에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어진 개별주 하락을 국공채 등 채권이 방어하는 방파제 역할을 하면서 단일주식 대비 손실을 최대 3분의1 수준까지 줄인 것이다.

9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엔비디아 주가가 20.1% 떨어지는 동안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는 7.83% 하락하는 데 그쳤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주가가 무려 24.2%나 폭락했지만, 주식 중 이 종목만 담고 있는 'TIGER 테슬라채권혼합Fn'은 7.08%만 내렸다.

애플이 6.72% 하락할 때 'PLUS 애플채권혼합'은 3.73%만 떨어졌고, 다시 '7만 전자'로 추락한 삼성전자에 집중 투자하는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도 삼성전자가 16.4% 떨어질 때 이보다 한참 낮은 4.4%만 손실이 났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삼성전자 개별주가 수익률이 아직 마이너스인 가운데 KODEX 삼성전자채권혼합Wise는 근소하게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 상품은 2022년 국내 증시에 처음 출시된 대표적인 단일종목 ETF다.

단일종목 ETF는 주식 한 종목을 30% 담고 나머지는 국공채 등 채권에 주로 투자해 변동성을 낮춘 상품이다. 기존 혼합형 ETF는 주식과 채권에 각각 10종 이상씩 투자해야 했지만, 당시 제도 개선 덕택에 1개 주식에만 집중 투자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유사한 ETF가 잇따라 출시됐다. 신용등급 AA- 이상에 잔존 만기가 짧은 안정적인 채권을 담은 덕택에 최근 같은 극심한 하락장에서도 하방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로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 ETF의 구성종목 중 주식은 엔비디아(29.93%)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국고채(60.86%), 원화 현금(9.13%)이 차지하고 있다. 하락장에서 유리한 단일종목 ETF의 장점은 반대로 상승장에서는 약점으로 바뀐다. 채권 비중이 높아 개별주식 상승률을 따라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엔비디아는 연초 대비 수익률이 117.92%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ACE 엔비디아채권혼합블룸버그는 30%에 불과하다. PLUS 애플채권혼합도 같은 기간 6.73% 올랐는데 애플 개별주식 상승률 14.9%보다 낮다.

이런 특성 때문에 단일종목 ETF는 상대적으로 안정을 추구하면서 장기 투자해야 하는 퇴직연금용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금계좌에서는 개별 주식종목에 대한 투자가 불가능한데, 이 ETF는 채권 비중이 높아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원하는 비중만큼 담을 수 있어서다.

상승장일 때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싶은 투자자는 ETF를 함께 담는 전략에도 주목할 만하다. 김승현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컨설팅 담당은 "글로벌 반도체주에 분산투자한 ETF와 엔비디아채권혼합 ETF에 함께 투자하면 연금계좌에서도 엔비디아 투자 비중을 최대한으로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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