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진 현직 이사 "한상혁 방통위 땐 코로나여도 면접 했다"

박서연 기자 2024. 8. 9.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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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숙 방통위, 지난달 31일 출근 10시간 만에 공영방송 이사 졸속 선임
일부 이사들, 후임 이사 6인 선임 무효 소송 제기...26일까지 임명 효력 정지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지난달 31일 정부과천청사 방통위에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첫 출근 10시간 만에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면접 절차까지 생략하며 강행한 가운데, 현직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가 “2021년 당시 코로나19 상황이었음에도 지원자들이 모두 과천 방통위로 출석해 화상 면접을 봤다”고 밝히며 이번 졸속 선임의 문제를 강조했다.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제1차 방송장악 청문회를 열었다. 지난달 31일 이진숙 방통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현 위원장 직무대행)은 출근 10시간 만에 방문진 이사 지원자 32명과 KBS 이사 지원자 53명 등 총 85명의 서류를 살피고, 면접 절차 없이 방문진과 KBS 이사 각각 6명과 7명을 선임했다.

그러자 현 야권 추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 박선아 이사 3인은 지난 5일 방통위의 방문진 새 이사 임명처분에 대해 효력정지를 구하는 집행정지 신청 및 취소를 구하는 본안소송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그러자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강재원)는 지난 8일 방통위가 지난달 31일 임명한 김동률, 손정미, 윤길용, 이우용, 임무용, 허익범 등을 방문진 이사로 임명한 처분 효력을 오는 26일까지 정지한다고 밝혔다.

▲9일 국회 과방위가 진행한 방송장악 청문회에서 박선아 현 방문진 이사가 발언하는 모습. 사진=JTBC 유튜브 갈무리.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처분 신청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박선아 현 방문진 이사는 “신청인으로 참여했다. 저희 신청의 대상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후임 이사 6인의 이사 선임 처분의 무효를 다투는 것이다. 그래서 무효에 대한 본안소송 전에 집행의 정지를 구하는 가처분소송을 제기했다”고 대답했다.

박선아 이사는 “방통위 2인 체제가 위헌적 위법적 요소가 있다. 6월 28일부터 시작되었던 이사 선임 의결안, 지난달 31일 있었던 이사 선임이 심의와 표결의 방법도 기이하고 행정절차가 갖춰야 할 기본적인 사항을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공영방송 이사 선임) 검증 절차도 부실했다고 생각해서 적법한 이사 선임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인철 의원이 “통상적으로 혹시 그 전에 이런 심의 과정 그러니까 본인이 이사 선임될 당시에 어떻게 선임이 됐는지 혹시 아시나?”라고 묻자, 박선아 이사는 “2021년 8월 13일부터 임기를 시작하였고 제 기억에 의하면 6월과 7월 사이에 이사 선임 절차 대상이었다. 당시에 지원서를 제출한 이후에 홈페이지에서 국민 의견을 받기 위해서”라고 말하자, 조인철 의원이 “혹시 면접도 보셨나?”라고 물었다.

박선아 이사는 “면접을 봤다. 당시 코로나19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자들이 모두 과천 방통위로 출석해 화상 면접을 봤다. 1인당 20분에서 30분 정도 소요됐고 방통위원님들은 화상 면접하기 위해 각 집무실에서 접속해 모두 저에게 질문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답했다.

▲김현 민주당 의원이 준비한 2021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과 2024년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을 비교한 표. 사진=JTBC 유튜브 갈무리.

한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공영방송 이사 선임 과정이 얼마나 졸속으로 이뤄졌는지를 다시 한번 설명했다.

한민수 의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전 9시20분 이진숙 방통위원장이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했다. 오전 10시부터 총 85명의 지원서를 살폈다. 이들에게 접수된 국민 의견만 400~500건이다. 오전 11시부터 이진숙 방통위원장 취임식이 진행됐고, 낮 12시부터 이진숙 위원장과 김태규 부위원장은 도시락을 1시간 이내에 먹었다.

오후 1시 제34차 전체회의 안건 초안 보고가 있었고, 오후 4시 전체회의 공지가 있었다. 오후 5시 전체회의가 비공개 개최됐고, 오후 6시45분 회의 종료됐다. 10분간 정회 시간을 빼면 총 1시간35분 동안 회의가 이뤄졌다. 회의 시간 동안 이사 선임은 두 위원장과 부위원장 투표로 진행했다.

▲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왼쪽)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연합뉴스

한민수 의원은 “한상혁 방통위 체제에서 이사 선임 및 추천은 7월부터 9월 중순까지 두 달여 간 과정 끝에 이르렀다. 2021년은 코로나 영향으로 화상 면접을 실시했다. 그리고 공영방송 이사 지원자에 대한 자료를 상임위원 모두에게 보고했고 8월4일 KBS 이사 지원자 50명 중 40명, 방문진 이사 지원자 22명 중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의결했다. 그리고 8월26일 EBS 이사 지원자 22명 전원을 면접 대상자로 의결한 과정을 거친다. 그런 다음 서류심사, 결격사유 확인,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서 상임위원 간 논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민수 의원은 이어 “7월31일은 어땠나. 가장 큰 문제는 전체회의 기습 개최, 면접 절차 없고, 졸속 처리한 것도 문제가 있지만, 상임위원 간 논의가 없었다는 거다. 이런 부분들이 저는 법원을 통해서도 다 드러날 거라고 본다”고 밝혔다.

▲9일 국회 과방위가 방송장악 청문회를 열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조성은 사무처장에게 질의하는 모습. 사진=JTBC 유튜브 갈무리.

한편 방통위는 9일 오전 11시 예정이던 1차 변론기일을 재판부에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왜 오늘 오전 11시 신문 예정돼 있었는데, 방통위에서는 왜 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했나?”라고 묻자, 조성은 사무처장은 답하지 않았다. 김영관 기획조정관은 “변론기일이 너무 촉박하게 잡혀서 기일 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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