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형에 몰린 퇴직연금, 근로자에 DC형 선택권 줘야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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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퇴직연금이 확정기여형(DC)보다는 확정급여형(DB)에 쏠려 있어 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B형은 근로자가 소속한 회사가 퇴직자금을 보관하며 운용하는 제도인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립금이 205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여 노후 보장을 돕기 위해서라면 지금처럼 DB형에 퇴직연금이 쏠린 상황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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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퇴직연금이 확정기여형(DC)보다는 확정급여형(DB)에 쏠려 있어 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DB형은 근로자가 소속한 회사가 퇴직자금을 보관하며 운용하는 제도인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립금이 205조3000억원에 이르렀다. 근로자가 주체적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DC형 적립금(101조4000억원)의 2배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문제는 DB형이 예·적금 같은 원리금 보장 상품에 주로 투자된다는 것. 그 비중이 95.3%에 이른다. 그러다 보니 높은 수익률을 내기가 어렵다. 앞으로 금리가 떨어지면 수익률이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다 보니 실적배당형 상품 투자가 상대적으로 많다. 그 비중이 18.1%로 DB형의 3.9배다. 이로 인해 손실을 볼 위험도 있으나 장기 투자라는 관점에서 보면 DB형보다 높은 수익률을 달성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근로자의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여 노후 보장을 돕기 위해서라면 지금처럼 DB형에 퇴직연금이 쏠린 상황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젊은 MZ세대일수록 DC형에 대한 선호가 높다고 하는데, 이들을 DB형에 묶어두는 게 옳은지 의문이다. 청년들은 재테크에 관심이 많다. 투자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국내외 주식에 투자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들이 DB형에서 DC형으로 옮기길 원한다면, 그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 물론 모든 근로자에게 그렇게 하라는 건 아니다. 장기 근속하고 임금 상승률이 높은 기업에 다니는 근로자라면 DB형이 유리할 수 있다. 이들은 자기 판단하에 DB형을 선택하면 된다.
중요한 건 근로자의 자기 결정권이다. 근로자가 자신의 투자 성향과 인생 계획에 따라 DB형과 DC형 가운데 적절한 유형을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 실제로 일부 사업장은 DB형과 DC형을 병행하고 있다. 다만 그런 사업장은 10곳 중 한 곳이 채 안 된다고 하니 더 늘어날 필요가 있다. 그렇게만 한다면 DC형이 지금보다 증가할 것이고 장기적으로 퇴직연금 수익률 역시 개선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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