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차 타고 서울 가세요"…지역 중증 환자, 감기만 걸려도 갈 병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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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체계가 허물어져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9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최한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일차 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 토론회에서 환자 보호자 대표로 나선 최현순씨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죄송한데 첫 비행기로, 기차로 서울로 가셔라" 지겹게 들은 이 말에 최씨는 "감기에 걸렸을 때 갈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달라"고 담당 교수에게 묻기까지 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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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체계가 허물어져 간다는 생각이 들어요."
9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가 주최한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일차 의료와 지역의료 살리기' 토론회에서 환자 보호자 대표로 나선 최현순씨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부산에 사는 그의 딸은 생후 8개월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당시 살던 김해에서 동네 소아과를 찾으니 부산의 대학병원에 가라고 했고, 그곳에서도 "안 되겠다"며 서울대병원을 소개해줬다. 그 후 17년째, 최씨는 딸과 함께 치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을 오가고 있다.
최씨의 딸은 신장이 좋지 않았다. 복막투석을 4년간 하다 뇌사자 신장을 이식받았는데, 면역억제제 부작용으로 악성 림프종이 찾아왔다. 최씨는 "감기에 걸리기만 해도 받아주는 병원이 없었다"며 "부산의 모든 대학병원 응급실에서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떠올렸다.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죄송한데 첫 비행기로, 기차로 서울로 가셔라" 지겹게 들은 이 말에 최씨는 "감기에 걸렸을 때 갈 수 있는 병원을 소개해달라"고 담당 교수에게 묻기까지 했지만 뚜렷한 해결책은 없었다.
지난해는 고등학교 1학년이 된 딸이 수족구병에 걸렸다. 입안 전체가 헐고 손발톱이 다 빠졌다. 발바닥 통증이 심해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병원에서 만난 의사는 "왜 고등학생이 수족구병에 걸리느냐"고 되물었다. 면역력이 약한 것이 원인이라 생각했지만, 답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최씨는 "수족구병인 것 같지만 해줄 게 없으니 집에 가는 게 낫겠다"는 말을 또 들어야만 했다.
최씨는 "지방 병원을 믿지 못해 서울의 큰 병원에 가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지역은 서울 등 수도권과 비교해 의료 인프라가 갖춰지지 못했고 최씨의 자녀처럼 중증, 희귀, 난치성 환자가 일회성으로 진료를 받으려고 해도 병력과 먹는 약의 종류와 양, 용량 등 의사에게 알려야 할 정보가 너무 많아 진료를 꺼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장이 아프면 간이 나빠지는 등 합병증이 나타나고, 오랜 투병에 우울증을 겪는 등 종합적인 처치가 필요하지만, 지역에서는 어렵다는 점도 17년간 '서울 큰 병원'을 다녀야만 하는 이유라고 최씨는 말했다.
최씨는 "아파도 학교에 다니고 사회생활을 해야 하는데 병원에 자주 오가다 보니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아픈 아이는 자라서 아픈 어른이 된다. 그게 제일 무섭다"고 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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