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장마술? 매직이 아니랍니다 [말록 홈즈]
승마(乘馬: 탈 승, 말 마)는 말 그대로 ‘말타기’란 뜻입니다. 영어로는 ‘horseback riding’으로 우리말과는 ‘말’과 ‘말등’의 차이가 있네요. 말타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말입니다. Horse는 고대 게르만어 ‘harss’에서 유래되었으며, 기원은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달리다’라는 뜻을 가진 인도유럽조어 ‘kers’와 라틴어 ‘currere’를 뿌리로 추정합니다. 잘 달리는 말은 참 비싸죠. 순실이 언니는 뭐하고 지내나 살짝 궁금해집니다.
대표적인 종목은 마장마술(馬場馬術: 말 마, 마당 장, 말 마, 재주 술)입니다. 세로 60m, 가로 20m의 마장에서 말이 기수의 지시에 따라 전진, 회전, 후퇴, 정지, 출발 등의 기술을 보여주는 경기입니다. 영어로는 ‘dressage’라고 부릅니다. 중세 영어에서는 ‘dress’를 ‘말이나 동물을 길들이다’라는 의미로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그 뜻으로 쓰지 않습니다. 이밖에 장애물비월(障礙物飛越: 막을 장, 거리낄 애, 물건 물, 날 비, 넘을 월)은 ‘jumping’, 사흘 동안 마장마술과 크로스컨트리, 장애물비월을 수행하는 종합마술(綜合馬術: 모을 종, 더할 합, 말 마, 재주 술)은 ‘eventing’이라고 부릅니다.
사이클(cycling)은 ‘자전거 경주’를 뜻합니다. 그리스어 ‘kyklos’에서 왔습니다. “원, 바퀴, 원형의 물체”뿐만 아니라 “원형의 운동, 사건의 주기”도 의미합니다. ‘회전하다, 돌아가다’를 뜻하는 인도유럽조어 ‘kwel’이 뿌리입니다. 19세기에는 motorcycle(오토바이), bicycle(자전거), tricycle(삼륜차)의 줄임말로도 사용되었습니다. 한자어 자전거(自轉車): 스스로 자, 구를 전, 수레 거)는 끌거나 미는 힘 없이 스스로 굴러가서 붙은 이름 같습니다. 우리나라 자전거 역사에 대표적인 인물로, 엄복동이 꼽힙니다. 일제 강점기에 우리 민족의 자긍심을 깨워준 인물인데, 안타깝게 그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은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고 이후로, 주연을 맡았던 비도 스크린에서 사라졌습니다. 현대에 사이클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이는 2009년부터 2023년까지 대한자전거연맹회장을 역임한 구자열 회장입니다. 대한민국 자전거 저변을 확대하고 아마추어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했습니다. 실제로 자전거를 무척 사랑해서, 2002년에는 독일에서 열린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서 7박 8일 동안 650km를 완주한 바 있습니다.
이번엔 뱃놀이 떠나보시죠. 요트(yacht)는 작은 여가용 선박을 가리킵니다. ‘사냥’을 뜻하는 네덜란드어 야흐트(Jacht)에서 왔습니다. 네덜란드 해군이 얕은 근해에서 해적 추격에 사용해, 작고. 가볍고, 빠른 선박입니다. ‘사냥하다’를 뜻하는 인도유럽조어 ‘yek’에서 출발해, ‘사냥하다/추격하다’를 의미하는 독일어 ‘jagen’을 거쳤습니다.
카누(canoe)란 말은 1550년대, 원래 서인도 제도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스페인어 ‘canoa’로 시작하여, 콜럼버스가 사용한 아라와칸어(아이티) ‘canaoua’ 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조잡하게 만들어진 나무로 파인 배’에도 사용됩니다. 카약이랑 엄청 헷갈립니다. 카약(kayak)은 본래 에스키모족의 보트였습니다. 그린란드 에스키모어‘ qayaq’에서 유래했으며, ‘가죽으로 만든 작은 배’를 의미합니다.
자, 이렇게 올림픽 시리즈를 마칩니다. 글을 아무나 쓰는 게 아니란 걸 새삼 느낍니다. 오랜 시간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수: 안희돈 교수(건국대 영어영문학과). 건국대 다언어다문화연구소 소장. 전 한국언어학회 회장
[필자 소개]
말록 홈즈. 어원 연구가/작가/커뮤니케이터/크리에이터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2년째 활동 중. 기자들이 손꼽는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커뮤니케이터. 회사와 제품 소개에 멀티랭귀지 어원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 어원풀이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융합해, 기업 유튜브 영상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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