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억제책 없인 한계···부동산 거품만 키울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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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내수와 경기를 고려해 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대출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여야 통화 당국도 더 늦지 않게 금리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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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규제 정비 목소리 확산
1%대 신생아특례 상반기 6조 풀려
정책금융 등 대출 속도조절 필요
“그동안 부동산 공급 정책만으로 집값을 잡은 사례가 많지는 않습니다. 기준금리 조정을 앞두고 있는 만큼 수요 억제책에 대한 정부의 다각적인 고민이 필요할 때입니다.” (전 한국은행 고위 관계자)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 시점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내수와 경기를 고려해 금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대출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달 기준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 건너갔지만 부동산 시장이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여야 통화 당국도 더 늦지 않게 금리를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10월에서 2022년 5월 사이 서울시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지수는 75.7에서 181.5로 139.7%(약 2.4배) 증가했다.
이 기간은 한은이 2% 이하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던 때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유동성이 크게 늘면서 집값도 뛰기 시작했다. 정부는 2021년 하반기 들어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통해 주택 대출을 제한했다. 한은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2021년 10월 188.9로 피크를 찍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2022년 12월 142.7로 저점을 다지며 집값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시작했다.
최근 부동산 상황은 폭등기인 2021년으로 회귀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0.26% 올랐다. 3월 넷째 주 이후 20주 연속 오르는 등 심상찮은 상승세다.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은 26조 5000억 원 늘어났는데 이는 2021년 상반기(30조 4000억 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정책금융을 포함해 대출 속도 조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최근 3개월(4~6월) 사이 은행권이 취급한 주택 대출 가운데 60%가 국토교통부가 공급하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디딤돌대출의 상반기 집행 실적은 15조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의 2배에 육박했다. 1%대 금리의 신생아특례대출은 올 상반기 6조 원이나 풀렸다.
부동산 거래량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1월 2500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월 6200건까지 상승했다. 2020년 12월(8764건)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많다. 최근 금융 당국의 압박에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와 여당의 압박으로 금리 인하 기대가 더 부풀게 되면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하락해 은행의 가산금리 조정 효과가 상쇄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세심한 금리 및 부동산 정책 없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부동산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혜란 기자 kh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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