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허리띠 조이고 하반기는 AI로 뛴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올해 2분기 비용절감 노력과 신사업 추진 덕에 나쁘지 않은 실적을 내놨다. SK텔레콤은 성장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가장 뛰어난 실적을 보였고, KT와 LG유플러스는 수익성이 다소 부진했으나 본업 경쟁력은 견조했다. 통신3사는 앞으로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는 인프라·서비스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전망이다.
SK텔레콤 '최우수'…KT·LG유플도 내용은 좋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합계는 1조28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했다.
SK텔레콤은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6% 증가한 5375억원, 매출은 2.7% 늘어난 4조4224억원을 기록했다. 별도 기준 마케팅 비용은 7155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 감소했다.
6월 말 기준 5G 가입자는 1623만명을 기록했고, 이로써 5G 비중은 전년동기대비 8%포인트 증가한 71%가 됐다. 다만 무선 ARPU(가입자당평균매출)는 2만9298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1% 감소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전년동기대비 1.5% 늘어난 960만명,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는 3.5% 증가한 705만명을 확보했다. 2분기 로밍 고객은 전년동기대비 37% 증가한 약 123만명으로 집계되는 등 새로운 매출 성장원으로 자리매김했다.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과 클라우드 수주 증가에 힘입어 엔터프라이즈 사업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1% 성장한 4342억원에 달했다.
KT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494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4.3%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반영된 임금협상이 올해는 2분기에 반영된 영향이다. 임금협상 비용 644억원을 제외한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1% 감소한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매출은 전년동기와 유사한 6조5464억원이었다.
KT의 5G 가입자는 전체의 75%에 달하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로밍 사업과 MVNO(알뜰폰) 성장으로 무선서비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7% 성장한 1조6779억원이었다. 무선 ARPU는 3만4507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6% 늘어났다. KT는 5G 중저가 요금제 10종을 선보이고 지난 7월 '티빙·지니·밀리 초이스'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선택권을 확대했다.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는 990만명으로 전년동기대비 0.9% 증가했다. 미디어 사업은 IPTV 가입자 순증을 유지하며 매출이 522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9% 성장했다. KT 별도 기준 판매비(마케팅)는 618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9% 감소했다.
기업서비스 사업 매출은 882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0% 감소했다. 기업인터넷, 기업메세징, AICC(인공지능 기반 콜센터) 사업은 성장했으나 태양광에너지, 디지털 물류, 헬스케어 등 저수익 사업 탓이다. 나스미디어, KT스튜디오지니 등 콘텐츠 자회사는 콘텐츠 시장 축소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14.8% 감소한 1354억원에 그쳤다. KT클라우드 매출은 180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7.1% 증가했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1.8% 감소한 2540억원이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신규 통합 전산망 구축에 따른 무형자산 상각 비용이 반영되면서다. 같은 기간 매출은 1.9% 증가한 3조4937억원이었다. 마케팅비용은 521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5397억원과 비교해 3.3% 감소했다.
모바일 사업 매출은 MNO(무선), MVNO 등 총 가입회선 증가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1조5926억원을 기록했다. MNO와 MVNO를 합한 전체 무선 가입회선 수는 2722만3000개로 전년동기대비 25.6% 늘어나며 4개 분기 연속 20%대 성장을 달성했다.
특히 MNO 가입회선은 지난해 2분기 1680만3000개 대비 18.1% 늘어난 1983만7000개로, 창사 이래 최초로 MNO 가입회선 2000만개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ARPU는 3만5064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2% 증가했다. 5G 가입회선도 전년동기대비 12.3% 늘어난 741만3000개로 집계됐으며, 전체 가운데 5G 회선 비중은 67.7%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1%포인트 증가했다. MVNO 회선은 전년동기대비 51.5% 늘어난 738만6000개를 달성했다.
초고속인터넷 매출은 283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5% 늘었다. 가입회선도 526만9000개로 같은 기간 4.4% 상승했다. IPTV사업 매출은 OTT 이용률 증가 등 대외 요인에도 꾸준히 가입회선을 확보하며 지난해 2분기 3369억원과 유사한 수준인 3349억원을 기록했다. IPTV 가입회선은 551만8000개로 전년동기대비 2.3% 늘어났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솔루션, 기업회선 등 사업이 포함된 기업 인프라 부문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4% 증가한 4315억원을 기록했다.
통신3사 CFO, 이구동성으로 "AI"
통신3사는 앞으로 AI 관련 사업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인프라 △플랫폼(생성형 AI) △데이터 등 3대 영역의 기술 혁신으로 'AI 응용 서비스'를 고도화해 AX(AI 전환) 중심의 매출 성장을 본격화하겠다는 B2B(기업간거래) 중장기 성장 전략 'All in AI'(올인AI)를 공개하기도 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AI 인프라의 핵심인 IDC사업과 AICC, 스마트모빌리티 등 AI 응용서비스를 포함하고 있는 솔루션사업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3.4%, 10.3% 성장하며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란 기대를 얻었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올해 하반기에도 전체 사업 영역의 AI 전환에 집중해 서비스 경쟁력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지난 6월 'AICT Company'(인공지능과 정보통신의 융합 기업)로 도약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KT는 MS와 AI·클라우드·IT 분야에서 전방위적으로 협력할 계획이다. 이 협약으로 양사는 △AI·클라우드 연구개발 공동 프로젝트 △한국형 AI·클라우드· IT 서비스 개발 △AI·클라우드 이노베이션 센터 구축 △AI·클라우드 인재 양성 등을 함께할 방침이다.
KT그룹은 미디어 산업의 AX(AI 전환)를 주도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부터 고객의 TV 화면까지 전 과정에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온디바이스(On Device) AI 셋톱박스도 공개할 예정이다.
장민 KT CFO(최고재무책임자)는 "KT는 AICT 기업으로 본격적인 도약을 위해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글로벌 IT기업과 전방위적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SK텔레콤은 미국에서 '구글 대항마'로 부상한 생성형 AI 검색 전문 기업인 '퍼플렉시티'에 투자한 이후 한국어에 최적화한 생성형 AI 검색엔진을 함께 개발중이다. 향후 AI 클라우드 사업의 스케일업(덩치 키우기)도 추진할 예정이다. 하반기 AI 데이터센터, AI 서비스 등 AI 밸류체인 구축과 경쟁력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텔코(통신사) AI 얼라이언스를 통한 LLM(대규모 언어모델) 개발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이 LLM은 고객센터, 인프라, 마케팅·유통망과 같은 고객 접점부터 법무, HR(인사관리) 등 사내 업무까지 다양한 영역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양섭 SK텔레콤 CFO(최고재무책임자)는 "유무선 사업 실적을 공고히 하며 수익성과 효율성을 개선하는 한편, 하반기 AI 기업으로서의 성과도 가시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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