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도 지각변동 올까

백유진 2024. 8. 9.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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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어 LG전자도 일체형 로봇청소기 출시
로보락 상반기 점유율 1위 지켜내, 46.5% 차지
보안·서비스 등 강점 앞세워 하반기 반전 노려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사진=로보락 제공

국내 가전 업체들이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한 '로보락'의 벽을 넘기 위해 안방 공략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일체형 로봇청소기인 '비스포크 AI 스팀'을 선보인 데 이어 LG전자도 내주 신제품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 관심이 쏠린다.

LG전자도 일체형 로봇청소기 시장 진입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갖춘 일체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빠르면 다음 주 중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의 일체형 로봇청소기 출시 소식은 지난 4월부터 나왔다. LG전자가 로봇청소기 B-95AW의 전파인증 적합성 평가를 완료하고, 특허청에 '로보킹 AI 올인원' 상표명을 출원하면서다.

이 제품은 중국 선전에 있는 생산 전문 업체 실버스타그룹과 함께 개발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위탁 생산하는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이 아닌 'JDM(합작 개발 생산)' 방식이다. 제조 역량이 탄탄한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품질 확보에 용이하고 시장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 개발자들이 현지에 파견돼 개발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모두 참여하는 방식"이라며 "전자 제품 생산에 있어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생산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선보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먼지 흡입과 물걸레 기능을 각각 분리한 제품만 출시해왔다. LG전자와 마찬가지로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선보이지 않던 삼성전자도 올해 초 시장에 먼저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출시한 바 있다. 이후 출시 25일 만에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6월 온라인 전용 제품 '비스포크 스팀'을 출시해 라인업을 확대했다. 비스포크 AI 스팀의 스팀 청정스테이션과 강력한 청소 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사물 인식 기능에 차별점을 두어 가격 부담을 낮춘 제품이다.

삼성전자의 보급형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스팀'./사진=삼성전자 제공

'3년째 1위' 로보락을 잡아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일체형 로봇청소기에 집중하는 것은 이 시장이 국내 업체에게는 불모지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보통 국내 가전 시장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비중이 높지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만은 상황이 다르다. 현재 로봇청소기 시장의 강자는 로보락이다. 로보락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집계 결과 올 상반기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점유율 46.5%로 1위에 올랐다. 로보락은 지난 2022년부터 3년째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이 일반적으로 저가형 시장을 공략하는 것과 달리, 로보락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더 입지가 강하다. 올 상반기 150만원 이상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의 비중은 65.7%로 과반을 훌쩍 넘었다. 이는 올해 4월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인 'S8 맥스V 울트라'의 흥행 덕이다. 

/사진=로보락 제공

외산 기업의 한계점으로 꼽혔던 고객 서비스(CS)도 점차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로보락 AS(애프터서비스) 센터 18개에 하이마트 AS 접수 지점 334개를 더해 총 352개 지점으로 AS를 확대했다. 무상 수리 기간도 2년이다. 

로보락은 최근 보상판매 이벤트를 통해 점유율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용하고 있던 구형 로보락 로봇청소기의 본체를 반납하면 로보락 S8 맥스V 울트라를 최대 30만원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게 하는 게 골자다. 가전 업계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시장 전략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하반기 반전 있을까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본격 시장 공략을 위해 국내 업체의 강점인 보안과 편리한 고객 서비스를 앞세울 전망이다. 특히 시장에 후발주자로 뛰어든 만큼, 기존 로봇청소기의 문제를 개선한 제품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LG전자의 로봇청소기 신제품은 물걸레 악취를 해결하기 위해 별도 전용 세정제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물걸레 표면의 각종 세균을 99.99% 살균하는 물걸레 스팀 살균 기능을 강조한 바 있다.

특히 국내 가전업체들은 혼수·이사 프로모션 등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매장에서 제품을 대량 구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로봇청소기의 할인율을 높여 판매를 유도하는 방식의 마케팅이 가능하다. 이는 요즘 신혼부부 사이에서 가사노동에 도움을 주는 '3대 이모님' 중 하나로 로봇청소기를 꼽고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로보락이 이전까지 로봇청소기 시장을 장악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국내 업체들이 일체형 로봇청소기를 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삼성전자가 신제품을 출시한 후 점유율이 많이 오르고 있고, LG전자까지 시장에 가세하면 올 연말에는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유진 (by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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