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낳고 변한' 김하늘 "4년째 미혼모 후원..입양되는 날 펑펑 울었다" [인터뷰 종합]

하수정 2024. 8. 9.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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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하수정 기자] 김하늘이 최근 종영한 '화인가 스캔들'을 비롯해 결혼과 출산 후 달라진 점, 그리고 오랫동안 배우로 남고 싶은 소망을 드러냈다.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화인가 스캔들' 주연배우 김하늘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화인가 스캔들'(감독 박홍균, 작가 최윤정, 제공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스튜디오앤뉴)은 대한민국 상위 1% 화인가를 둘러싼 상속 전쟁으로 인해 생명의 위협을 받는 나우재단 이사장 완수(김하늘 분)와 그녀의 경호원 도윤(정지훈 분)이 화인가의 비밀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하늘은 극 중 화인가의 며느리이자 나우재단 이사장, 그리고 UN 친선대사로서 세계를 돌며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오완수로 분해 열연했다. 주체적이고 당당한 여주인공을 맡아 시어머니와의 대립에도 지지 않고 응수하는 등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완수는 위기의 순간마다 나타나 자신을 구해주는 도윤에게 의심을 품다가도 외로웠던 마음을 위로해 주는 다정함에 빠져드는 인물이다. 김하늘은 이런 인물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입체적으로 그려냈으며 '믿고 보는 배우'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화인가 스캔들'은 지난 7월 31일 마지막 9~10화를 선보였고, 완수는 나우재단과 시아버지의 유언을 지켜내 국제 봉사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으로 더욱 좋은 세상을 위한 발걸음을 시작했다. 여기에 도윤과의 사랑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OTT 플랫폼 내 콘텐츠 시청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FlixPatrol)에 따르면 '화인가 스캔들'은 한국을 비롯해 홍콩, 싱가포르, 대만까지 4개국에서 디즈니+ TV쇼 부문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김하늘은 "개인적으로 마무리가 깔끔하게 잘 된 것 같아서 만족한다"며 "팬들 사이에서 시즌2 얘기도 나오길래 머릿속으로 상상했는데 완수와 도윤이가 같이 살 것 같진 않다. 그냥 친구 같은 연인처럼 의지하면서 지낼 것 같다. 우리끼리 농담으로 아이가 태어나서 전개되는 시즌2 스토리를 얘기한 적도 있다"며 웃었다.

완수와 도윤이를 멜로라고 생각했다는 김하늘은 "뒷 부분에 키스신이 나오는데 후반부에 찍었다. 근데 키스신에서 '꼭 해야되나 말아야 되나' 싶었다. 촬영을 계속 하다보니까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었고, 촬영도 시간 순서대로 찍었다. 아침부터 지훈 씨랑 밤새 액션신을 계속 찍었고, 하루 밤을 지나서 새벽 맨 마지막에 키스신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날 위해서 진심으로 목숨을 바친 남자와 세상과 단절된 공간으로 떠났다. 남편도 날 보호하지 않는 이 상황에서 날 보호해주는 남자와 망망대해에 떠 있을 때 감정을 표현하는 건 그 감정(키스신) 박에 없다고 생각한다"며 "초반에는 '키스신 감정이 맞냐? 아니냐?' 했지만, 상황들이 쌓인 다음에는 '이렇게 표현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촬영을 하다보니 지훈 씨도 얼굴이 완전히 지워졌다. 감정이 자연스럽게 붙었다. 찍고 나서 바로 해가 뜨는 시간이었다. 그 키스신을 1시간 안에 찍어야 했다. 너무 짧게 찍어서 얼굴이 초췌해도 그냥 갔다. 되게 걱정했는데 감정에 맞게 잘 나왔더라"며 만족했다.

요즘 트렌디한 작품들과 비교해 2000년대 감성을 지닌 '화인가 스캔들'. 작품 속 "내 여자 할래요?"를 찍을 땐 여러번 NG가 나기도 했다고.

김하늘은 "날 완전히 보호해줘야 하는 보디가드 캐릭터였고, 남성스러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 면에서 지훈 씨가 딱이라고 느꼈다. 지훈 씨가 세팅을 다 하고 정장을 입고 나왔는데 딱 도윤이었다. 현장에서 스태프도 만족했다"며 "'내 여자 할래요?'를 찍을 땐 지훈 씨와 너무 친해져 있는 상태라서 NG가 정말 많이 났다.(웃음) 너무 웃기더라. 최대한 열심히 했는데, 화면을 봤을 때 괜찮아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정지훈과 맛집, 육아 얘기를 하면서 친해졌다며, "난 맛집을 위해 여행을 가고, 어떤 음식을 위해서 부산을 간다든지 이런 식인데, 지훈 씨가 나보다 한수 위였다. 넘사벽이었다. 어떻게 하면 맛집 리스트를 받을 수 있을까 했는데 흔쾌히 주셨다"며 "열정이 너무 많고, 열정이 넘쳐서 자기 관리가 잘 돼 있었다. 체력 관리가 최고라서 연기할 때 지치지 않았다. 덕분에 같이 연기하면서 많이 배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김하늘은 지난 2016년 3월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했고, 2018년 5월 딸을 출산했다. "어떻게 보면 욕심이다. 나한테는 가족이 너무 소중하고 아이도 소중한데 그래도 난 연기하는 사람이다. 난 연기를 빼면 없다. 육아를 하는 것도 너무 행복하고 아이도 사랑스럽지만, 가끔 내가 없어진 느낌을 받더라"며 "엄마도 너무 행복하지만 20년~30년 가까이 배우로 살아서 '나 김하늘인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에겐 육아도 소중하고 당연하다. 그 행복감은 다르다"며 차이점을 언급했다. 

'엄마' 김하늘은 "육아를 한지 7년 됐는데, 배우는 30년 가까이 됐다. 현장에 오면 진짜 날 만난 느낌이다. 2개 다 너무 잘하고 싶은 생각이다. 그래서 체력 관리를 잘해야 한다. 연기를 하는 게 너무 행복해서"라며 "내가 쉴 때 육아를 하는 것보다 일하면서 육아를 하는 게 더 잘한다.(웃음) 쉴 때 더 힘든 것 같더다. 밖에서 집중을 하고 오면 아이한테 더 충실한다. 쉬면서 아이랑만 있으면 아이한테 괜히 '하지마' 이런 말도 많이 하게 된다"고 말했다.

"딸이 엄마가 배우인 걸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알고 있다. 그리고 엄마가 배우인 걸 알고 약간 자랑스러워한다"며 엄마 미소를 지었다. 

딸이 배우가 되는 것에 대해서 김하늘은 "아직은 모르겠지만 요즘에 내가 사진 촬영 하는 것들이 휴대폰에 있으면 아이가 본다. 요즘 콘셉트가 무표정이지 않나.(웃음) 화보 촬영하면서 무표정 그런 걸 엄청 따라한다. '여기 이렇게 무표정하게 있는 거 사진 찍어줄게' 하면 자꾸 그런 포즈를 취한다. 너무 귀엽다. 본인이 나중에 뭘 원하든 원하는대로 해줘한다"며 웃었다.

드라마 속 완수처럼 실제 김하늘 역시 미혼모, 입양 단체, 소아희귀질환, 보육원 등을 후원하면서 개인 SNS도 팔로우 하고 있다.

그는 "미혼모 후원은 입양 단체 후원으로부터 시작됐다. 회사 이사님과 취지가 같았고, 이사님과 얘기했을 때 (후원) 노출이 부끄럽기도 했다. 근데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양원에서 봉사도 하고 친구들을 만난다. 홍보가 돼야 이 친구들이 입양된다. 쉽지 않은 일인데 아이들과 부모들에게 얼마나 축복같은 일인가 생각했다"며 "어느날 봉사를 갔는데 우연히 입양이 되는 것을 보게 됐다. 현장에서 모두가 다 울었고, 너무 감동스러웠다. 이사님은 홍보를 해야 한다고 했고, 부끄러워도 그때 이후 인스타도 올리고 홍보하게 됐다. '보여지는 식'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요즘은 다들 적극적으로 티를 낸다. 마침 완수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4년 정도 됐다"고 답했다.

"이런 후원 등이 결혼하고 출산하면서 마인드가 달라졌나?"라는 질문에 "맞다. 그 전에는 사실 내 위주였다. 내가 종교도 있고 후원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마음이 있어도 막상 행동으론 옮기기 쉽지 않다. 항상 내 생활이 바빴고 내 위주였다. 하지만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시야가 달라졌다. 아이 때문에 입양이나 보육원이나 그런 쪽으로 마음이 간다"고 했다.

'화인가 스캔들'을 본 결혼 9년차 남편의 반응은 어땠을까. 김하늘은 "이 드라마는 여자분들이 더 좋아했는데, 남편도 외모적으로 칭찬해줬다. '예쁘게 잘 나오네' '스타일도 좋고 드라마가 묘한 매력이 있다'고 하더라"며 "상대 배우(정지훈)에 대해 질투하지 않는다.(웃음) 성격이 다정한 캐릭터는 아니고 남성스럽다. 내가 훨씬 더 애교를 부린다"고 했다.

원조 '멜로 퀸'이자 '시청률의 여왕'인 김하늘. 드라마 '해피투게더' '햇빛 속으로' '피아노' '로망스' '유리화' '온에어' '신사의 품격' 등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내가 29살에 드라마 '90일, 사랑할 시간'이라는 멜로를 했고, 39살엔 '공항 가는 길'을 찍었다. 이번에 49세가 됐을 때도 멜로를 하는 게 목표다. 멜로 작품을 워낙 좋아하고 그 감성을 좋아한다"며 "멜로를 하기 위해서라도 앞으로 더 열심히 관리를 하려 한다. 성숙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 배우는 선택 받는 직업이라서 앞으로 30년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60~70세까지 계속 꾸준히 연기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hsjssu@osen.co.kr

[사진]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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