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포츠와 우리의 삶 [헤럴드광장]

2024. 8. 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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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경쟁이 기본적인 덕목이다.

경쟁이 중요한 것은 스포츠가 처음 시작할 때 주로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연습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는 스포츠를 좁게 만드는 것이다.

서로 조화를 이루고 협동심을 기르고 힘든 과정을 지나면서 더 큰 시련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갖는 것이 바로 스포츠라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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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용 경희대 교수

스포츠는 경쟁이 기본적인 덕목입니다. 타인과의 경쟁은 물론 자신과의 경쟁이 하루하루 닥치는 세계입니다. 아마도 스포츠에 경쟁이 중요한 것은 처음 시작할 때 주로 전쟁을 대비하기 위한 연습이었기 때문일 겁니다. 스포츠 경기에 무기가 많이 사용되거나 싸움과 관련된 종목이 많은 것은 이를 반증합니다. 펜싱, 창던지기, 투포환, 양궁, 사격 등 무기가 활용되는 종목과 레슬링, 권투 등의 종목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알고 보면 스포츠 경기장은 전쟁터인 셈입니다.

하지만 스포츠는 수련의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싸움과 수련의 경계가 모호한 측면도 있지만 유도, 태권도와 같은 종목은 모두 수련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신라의 화랑이나 소림사의 스님이 무술을 연마하는 것은 자기 연마와 수련입니다. 조금 더 극한 상태로 자신을 몰아넣고, 그 극한 육체의 상태를 이겨내어 정신적 완성을 이루는 과정입니다. 이것은 자신을 이겨내는 과정이기에 극기라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스포츠를 보면서 상대와의 경쟁, 그리고 자신을 이겨내는 노력, 동료와의 조화를 봅니다. 물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가 있을 것이고, 희열과 쾌감이 있을 겁니다. 극한 상태를 경험하였기에 다른 힘든 상황도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스포츠에서 지나치게 타인과의 경쟁, 목표 도달만 중시하면 승패, 좌절과 시련으로 우리는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스포츠를 좁게 보는 겁니다.

올림픽 경기를 보면서 케이 스포츠라는 말을 합니다. 한국인이 특히 잘하는 운동이 있기에 케이 스포츠라는 말이 나왔을 겁니다. 대표적으로 양궁을 들 수 있겠네요. 주몽의 후예라는 말을 하는데,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활을 참 잘 쏩니다. 주몽이 활을 잘 쏘는 사람이라는 뜻이니 우리나라에는 지금도 주몽이 많습니다. 고구려 벽화를 보면 말을 타면서 뒤로 활을 쏘는 장면이 나옵니다. 고구려인이 보면 지금처럼 서서 쏘는 활은 아무것도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말 타며 활쏘기 같은 새로운 종목의 추가도 권하고 싶습니다.

태권도도 케이 스포츠의 대표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시작한 운동이 올림픽의 종목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대단한 일입니다. 세계에 한국을 알린 건 케이팝보다 태권도가 먼저이니 스포츠 한류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태권도가 정말 좋은 점은 태권도에서 메달을 따는 나라가 매우 다양하다는 점입니다. 특히 스포츠 약소국이라는 나라가 메달을 따고 있어서 요르단의 첫 금메달,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가봉 등의 첫 메달도 태권도라고 합니다. 태권도를 열심히 세계 속에 알린 사범께 경의를 표합니다. 태권도를 배우는 사람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깊을 겁니다.

한편 한국의 스포츠는 새롭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예전의 한국 스포츠는 결과에 매몰되어 있었습니다. 금메달이 아니면 패배자인 듯한 모습에서 스포츠의 아름다움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씩 달라지고 있고, 그 시작을 한국이 보여줍니다. 결과도 중요하나 과정을 중요시하고, 열심히 최선을 다한 스스로를 칭찬합니다. 깨끗이 패배를 인정하고 승자를 축하하는 모습은 케이 스포츠가 남과의 경쟁뿐 아니라 스스로 성장하는 자세를 보여줍니다. 열심히 자기 한계에 도전하고, 즐겁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문화이기 바랍니다.

변화의 바람도 일고 있습니다. 관중도 열심히 한 양팀에 응원을 보냅니다. 협회나 지도자의 강압적인 태도를 비판합니다. 결과 위주의 사고를 질타합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 가는데, 한국 스포츠가 중요한 역할을 하기 바랍니다. 원래 스포츠는 경쟁뿐 아니라 자기 수련 과정이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스스로 위로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스포츠입니다. 서로 조화를 이루고 협동심을 기르는 것이 스포츠입니다. 힘든 과정을 지나면서 더 큰 시련에 회복탄력성을 갖는 것이 바로 스포츠라는 것을 우리가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조현용 경희대 교수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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