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되자 지갑 연 개미들…"HBM 믿는다"

김인경 2024. 8. 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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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간 6.16% 내려…개미, 2.5조원 '사자'
실적 전망치 탄탄하고 엔비디아 퀄테스트 기대↑
"엔비디아 납품은 시간 문제…기업 펀더멘털 긍정적"
美 경기 불확실성은 발목…업황 우려도 '솔솔'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급락세를 타자 개인투자자들이 지갑을 열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삼성전자 고대역폭메모리(HBM) 퀄테스트가 진행 중인 만큼,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9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300원(1.77%) 오른 7만 4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 주간(5~9일) 은 6.16% 내렸지만 코스피가 1988년 시장 개설 이후 가장 크게 하락했던 지난 5일을 제외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삼성전자는 10.30% 내린 바 있다.

개미는 이번 주 삼성전자를 2조 5378억 4689만원어치 사들였다. 특히 지난 5일 삼성전자가 7만1400원까지 급락하자 1조 3516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반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조 5430억원 팔아치웠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거품론과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 속에 삼성전자의 비중도 낮춘 것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전망치가 상향 중이고, 엔비디아의 HBM 퀄테스트가 진행 중인 만큼 주가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3조 6606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461.35% 증가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이 2분기(10조 4439억원)보다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한다.

HBM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와 엔비디아가 조만간 공급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며 4분기부터 HBM3E(8단) 공급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주요 고객들과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해당 보도를 부인했다. 투자자들은 오보와 상관없이 엔비디아의 퀄테스트가 마무리 단계에 온 것으로 보인다며 매수에 나섰다.

게다가 HBM의 최대 구매자인 엔비디아가 내년 5세대 HBM(HBM3E) 소비량을 대폭 늘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내년 엔비디아는 블랙웰 울트라와 B200등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HBM 시장 점유율이 70%를 넘을 전망이다. 트렌드포스는 전체 HBM 소비가 크게 늘어 올해 연간 성장률 200%를 돌파하고, 내년에도 HBM 소비가 2배 이상 더 커질 것으로 봤다. H200에 사용하는 HBM3E는 현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만 공급하고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 HBM3E의 엔비디아 납품은 시간 문제라고 본다”며 “현재 진행중인 삼성 HBM3E 8단과 12단 퀄테스트는 결국 얼마만큼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품질 기준을 삼성전자가 충족하느냐의 문제이지 당장 (납품을) 하냐 못하냐로 접근하는 것은 단순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시장은 HBM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삼성전자를 저가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 4분기부터 엔비디아, AMD, 아마존, 구글 등에 HBM3E 공급 본격화가 전망된다”며 “삼성전자의 현재 주가는 내년 실적 추정치 기준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 주가수익비율(PER) 9.1배로 매력적인 진입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 역시 “삼성전자의 경우 과거 저점 형성 이후 주가가 급반등하거나 회복했다”며 “현재 AI 거품론과 관련된 이슈들이 기업의 펀더멘털과 큰 연관성이 없다”고 조언했다.

다만, 미국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삼성전자 개별 기업과 관계없이 증시 전반의 추가적인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만약 경기 둔화, 고객들의 재고 축적 완료, AI 투자 둔화가 겹칠 경우 내년 1분기 중에 메모리 업황의 하락 사이클이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기선행지표의 둔화 가능성은 내년 업황에 대한 우려를 불러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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