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이 던진 메시지[오늘을 생각한다]
2024. 8. 9. 16:00
올림픽도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이번 파리올림픽이 던진 메시지 중 이 부분만큼은 전 세계에 분명한 경종을 울린 듯하다.
파리올림픽은 지난 올림픽의 온실가스 평균배출량을 기준으로 이를 절반까지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약에 따른 목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해 건축, 게임 운영, 수송 등 각 부문에서 실행 계획이 수립됐다. 분석 결과 올림픽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의 가장 큰 부문은 방문객의 항공 이용으로 인한 배출과 새로운 건물 건설이라고 한다. 신축 건물 건설로 인한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파리올림픽은 경기장 등 개최 장소의 95%를 기존 건물 또는 임시 건물을 이용하되, 새로 건물을 지을 때도 최소 15%의 재활용 자재를 사용하거나 목재, 바이오원료 재료 등의 활용을 장려했다. 현장에서 제공되는 식사의 탄소 발자국을 50% 줄이겠다는 목표하에 동물성 단백질에 비해 탄소배출량이 낮은 식물성 단백질의 비율을 2배 이상 늘리고, 운송되는 과정에서의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식재료를 가급적 인근 지역에서 조달하고자 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50% 줄이고, 사용된 물품은 최소 60%를 임대 제품으로 마련하고자 했으며, 사용 이후에도 중고로 재판매·재사용되고, 외관 및 간판의 90%도 재사용 또는 재활용되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경기장에 필요한 열과 전기를 재생에너지로 100% 충당했다. 그럼에도 방문객의 항공 이용으로 인한 배출에 대해서는 뾰족한 수를 내지 못했다. 이에 대해 어떤 이들은 앞으로 올림픽을 한 도시에서 개최할 것이 아니라 여러 도시에서 동시에 개최하게 해 이동을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한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탄소 감축을 위한 실행계획이 그린워싱이라는 비난, 감축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나, 올림픽도 사회의 변화와 함께 진화해나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의 취지 자체가 사람들이 한 장소에 와서 다양한 스포츠를 관람할 수 있는 것’에 있다며 이러한 의견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다만 올림픽에서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은 이번 파리올림픽만의 특수상황은 아닌 듯하다. IOC 또한 2021년 온실가스의 직간접 배출량을 2024년까지 30%, 2030년까지 50%까지 줄이겠다는 서약을 했다. 또한 올림픽 팬과 이해관계자들이 기후변화에 대응하도록 영향을 미치고 독려하겠다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이번 파리올림픽의 탄소 감축을 위한 실행계획이 ‘그린워싱(위장 환경주의)’이라는 비난, 감축을 위한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나, 올림픽도 사회의 변화와 함께 진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자체가 고탄소 문화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도 일리가 있으나, 올림픽도 기후 목표를 세우고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지구촌 곳곳에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는 것 같다.
지현영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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