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2강, 매출은 늘었는데…수익성 엇갈린 이유
점포·영업익 더 많은 CU, 수익성 악화
차별화 관건…PB·서비스 등 강화
편의점 업계 1, 2위를 다투는 GS25와 CU가 올해 2분기 매출 성장을 이뤘다. CU는 매출, 영업이익에서 모두 GS25를 앞서면서 1위 타이틀에 가까워졌지만 수익성이 악화했다.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본부 임차 등의 매장을 늘렸지만 당장의 감가상각비·임대료가 증가한 탓이다. 최근 몇 년간 매장 수 기준 1위였던 CU가 마냥 웃을 수 없는 이유다.
1위했씨유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올 2분기 매출은 2조2029억원, 영업이익 76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인 GS25는 매출 2조1938억원, 영업이익 649억원을 기록했다. 양사의 매출 차이는 90여 억원, 영업이익 차이는 110여 억원이다. 수치상으로는 CU가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BGF리테일의 매출은 CU가 대부분을 차지해왔지만, 물류 등의 실적도 포함돼 있어 이를 감안해야 한다.
올 2분기 양사의 매출은 모두 전년에 비해 5%가량 성장했다. 하지만 양사 모두 수익성 개선엔 실패했다. CU의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4% 줄었고, GS25는 0.5% 감소했다. 외형성장엔 성공했지만 수익성은 오히려 감소했다는 의미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CU는 2021년부터 본부 임차매장을 본격적으로 늘리기 시작해 현재 전체 점포에서 본부 임차매장 비중이 40% 중후반대로 추정된다. 감가상각비, 임대료 등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셈이다. GS25 역시 물가 상승으로 임대료, 인건비 등이 증가한데다, 낮아진 기존점 성장률이 비용을 커버하기엔 다소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BGF리테일 측은 "점포 수 증가와 우량 신규점을 토대로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며 "(영업이익은) 판매관리비 증가율 둔화에 따라 전 분기 대비 감익 폭을 축소했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측은 "신규점 출점에 따른 운영점 증가 및 기존점 매출이 신장했다"면서 "운영점 증가에 따른 임차료, 감가상각비 등이 증가해 영업이익이 3억원 줄었다"고 밝혔다.
상반기 기준 매출은 GS25가 CU보다 더 높았다. 반면 영업이익에선 CU가 GS25를 뛰어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승자의 미소를 지을 수는 없다. CU의 상반기 매출은 4조1567억원으로 전년보다 5.3%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108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5.5% 줄었다. GS25의 경우 매출 4조1621억원을 기록하며 4.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912억원으로 전년보다 3.8% 늘었다.
매장 수도 경쟁력
편의점 업계에서 '매장 수'는 경쟁력을 나타내는 척도 중 하나로 꼽힌다. CU는 그간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를 차지해왔다. 지난해 말 기준 CU는 1만7762개, GS25는 1만7390개로, 370여 개 차이였다.
CU가 지난 4월 구독서비스 개편을 발표하면서 밝힌 CU 매장 수는 1만8000개다. 현재는 이보다 더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GS25의 매장 수도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GS25는 올 2분기 기준 자사 브랜드로 전환한 매장 수가 자사에서 경쟁사로 전환한 매장 수보다 3.7배 더 많다고 밝혔다.
매장 수 확대는 신규점 확보와 기존점 유지가 관건이다. 기존 점포들이 수익을 꾸준히 낼 경우 해당 브랜드와 점포 운영을 지속할 가능성은 높아진다. 편의점들이 기존점 매출 회복세, 신규점 수익 신장률 등을 공개하는 이유다.
CU는 올 2분기 기준 신규점 일매출이 기존점의 99% 수준을 보였다고 밝혔다. 신규점은 최근 1년 내 오픈한 매장을 말한다. 기존점은 1년 이상 안정적으로 운영 중인 점포라면, 신규점은 상대적으로 운영 안정성이 떨어질 수 있음에도 기존점에 비해 불과 1% 정도의 매출 차이를 보였다는 의미다.
CU는 올해 상반기 신규점의 전년 대비 일 매출과 매출이익(순이익)이 각각 109% 110%라고 발표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점의 매출과 마진이 전년에 비해 더 높았다는 이야기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신규점이 오픈할 때부터 경쟁력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GS25는 분기별 기존점 신장률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GS25에 따르면 올 2분기 객단가는 직전 분기에 비해 3% 늘었다. 객단가 상승폭은 지난해 3분기부터 점차 커졌다. 2023년 3분기엔 1.3%에서 같은해 4분기 2.4%로 올랐고, 올해 1분기 3.1%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GS25의 방문객수는 직전 분기 대비 1.4% 줄었다. 매장 확대로 매장 당 객수가 분산된데다, 상품 가격 인상과 방문객 당 더 많은 상품을 구매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과거 담배, 음료 등을 주로 구매했다면 편의점에서 장을 보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등으로 객단가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전략은
편의점들의 상품·콘텐츠 경쟁은 한층 더 심화하고 있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고, 얼마나 가격경쟁력을 갖춘 상품을 마련하느냐도 중요하다. 1인 가구 증가로 소량 상품 구매 선호세와 근거리 장보기 추세도 편의점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모바일 앱을 활용한 사전예약, 구독 서비스 등도 강화하는 추세다.
양사 모두 '차별화'를 집객 전략으로 내세운다. CU는 브랜드 시그니처 간편식을 강화하고, 음류·주류 차별화와 행사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5월엔 모바일 앱 내 구독서비스를 개편하기도 했다. 고객 혜택 강화 및 사용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GS25도 가성비 PB브랜드 '리얼프라이스' 상품군을 강화하고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트래블 월렛 카드를 ATM기로 발급 등의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이는 식이다. 점포 출점도 지속하고 있다. 또 고객이 GS25 앱을 통해 트렌드 상품을 사전 예약하고 픽업하는 방식의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도 늘려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편의점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매장 밀집도가 한층 높아진 상황"이라며 "매장당 매출을 늘리기 위해선 브랜드만의 차별화 상품을 강화하고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김지우 (zuz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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