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후보에 없었는데 저력 발휘한 리디아 고, 메달슬램 가시화 “여기서 명예의 전당 오른다면 멋진 일”
“여기서 명예의 전당 입성을 이룰 수 있다면 정말 멋진 일이겠죠.”
교포선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최고의 시나리오를 향해 힘을 내고 있다.
리디아 고는 8일 프랑스 파리 인근 르골프 나쇼날(파72·6374야드)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여자골프 2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타를 줄이고 합계 5언더파 139타를 쳐 선두 모건 메트로(스위스)에 3타 뒤진 단독 3위에 올랐다. 전날 이븐파 72타를 치고 공동 12위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10계단을 뛰어오르며 단숨에 메달권에 진입했다.
리디아 고는 2016 리우 올림픽 은메달,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에 이어 3회 연속 메달에 도전하고 있다. “마지막이 될 것 같은 파리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로 채우고 싶다”던 소망을 이룬다면 리디아 고는 최초의 3연속 메달에 금, 은, 동메달을 모두 따는 ‘메달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LPGA 투어 명예의 전당 입성에 필요한 27점 중 마지막 1점을 남기고 있는 그가 금메달을 따면 조건을 모두 채워 영광을 이루게 된다. LPGA 투어는 2022년 올림픽 금메달에 명예의 전당 포인트 1점을 주기로 했다.
1997년생인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인 2012년부터 LPGA 투어 우승을 이루기 시작해 통산 20승(메이저 2승)을 거뒀고 각각 두 차례 올해의 선수와 최저타수상(베어트로피)를 받아 지금까지 명예의 전당 포인트 26점을 쌓았다. 각 성과에 1점씩이 매겨지고, 메이저 우승은 2점이 부여된다.
리디아 고는 “솔직히 이 골프장은 너무 어려워 다른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 최근 치른 3개 대회장 중에서 여기가 제일 어렵다”고 말한 뒤 “여기서 그걸 이룬다면 최고겠지만 파리든, 플로리다든, 스코틀랜드에서든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LPGA 투어 메이저대회 AIG 여자오픈, 또는 미국에서 열리는 투어 챔피언십 등에서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리디아 고는 당초 미국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NBC가 예상한 우승후보 15명에 들지도 못했다. 시즌 첫 대회에서 우승했지만 3월 이후 거의 우승경쟁을 하지 못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디아 고는 큰 대회에서 강한 집중력을 보이며 메달 경쟁을 시작했다. 2라운드 현재 1위 메트로와 2위 인뤄닝(중국)을 가장 위협할 우승후보는 리디아 고 뿐이다. 리디아 고는 메트로, 인뤄닝과 9일 오후 7시 39분 3라운드 첫 티샷을 날린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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