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미포, 국내 첫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건조 돌입

HD현대미포의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조감도. <HD현대>

HD현대 조선 계열사 HD현대미포가 국내에는 처음으로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 건조에 착수한다.

9일 HD현대미포는 이날 울산 본사에서 2만2000㎥급 LCO₂ 운반선 착공식을 열었다고 밝혔다.

HD현대미포가 건조에 착수한 LCO₂ 운반선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그리스 선주 ‘캐피탈 마리타임 그룹’으로부터 수주한 동급 선형 4척 가운데 첫번째 호선이다.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로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발주된 LCO₂ 운반선중 가장 큰 규모다. HD현대미포는 이날 착공식을 시작으로 LCO₂ 운반선 4척을 순차적으로 건조해, 내년 11월부터 2026년 하반기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이산화탄소(CO₂)를 액화해 운송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LCO₂는 대표적인 차세대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된다. 탈탄소 분야에서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이 점점 주목을 받으면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저장 시설로 옮기는 LCO₂ 운반선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CCUS 기술이 고도화될 경우 LCO₂ 운반선도 현재보다 대형화될 가능성이 높아 조선업계에서는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HD현대미포는 영하 55도 가량의 저온 환경과 대기압의 5배에 달하는 고압 조건을 유지할 수 있는 ‘바이로브(Bi-lobe)형 이산화탄소 저장탱크’ 3기를 선박에 탑재한다. 실온에서 기체 상태로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액화에 대량 운송하려면 저온과 고압이라는 조건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탱크의 압력이 낮아질 경우 액화된 이산화탄소가 고체인 ‘드라이아이스’ 형태로 변해 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 HD현대미포는 지난 4월 HD한국조선해양, HD현대중공업등 HD현대 조선 계열사들과 함께 준공한 ‘선박 탄소중립 연구개발(R&D) 실증 설비’를 통해 LCO₂ 압력 조절 기술을 고도화하는 중이다.

아울러 바이로브형 이산화탄소 저장탱크는 LCO₂ 이외에도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 등 다양한 액화가스화물을 운반할 수 있다. 또 HD현대미포는 얼음 바다에서 안전한 항해를 가능하게 하는 내빙 설계기술을 LCO₂ 운반선 건조에 적용하기로 했다. 아울러 2500㎾급 육상 전원공급장치(AMP), 질소산화물 저감장치(SCR) 등을 적용해 미세먼지, 황산화물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이고 향후 개조 공사를 통해 암모니아 추진 선박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HD현대미포 관계자는 “차세대 선박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춰 해양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설루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