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이 해결책이 아니다?"...과로는 어쩌다 정상이 되었나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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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나아지게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듯한 이 명제에 반기를 든 책이 있다.
'일과 가정 양립'이라는 프레임에 가려진 '과로' 문제를 드러내고, 새롭고 유연한 업무 방식을 제안한 책은 미국 사회학협회가 수여하는 '막스 베버 도서상'을 2021년 수상했다.
저자들은 기업에서 혜택인 듯 제공하는 '유연성'이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의 필요 때문에 나온 개념임을 명확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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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근무제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나아지게 한다.' 너무나도 당연한 듯한 이 명제에 반기를 든 책이 있다. 미국 노동학자 에린 L. 캘리 MIT 경영대학원 교수와 필리스 모엔 미네소타대 교수가 함께 쓴 '정상 과로'다. 저자들은 재택근무나 시간차 출퇴근 같은 유연근무제가 워라밸을 개선하기는커녕 과로와 번아웃을 부추긴다고 지적한다. '일과 가정 양립'이라는 프레임에 가려진 '과로' 문제를 드러내고, 새롭고 유연한 업무 방식을 제안한 책은 미국 사회학협회가 수여하는 '막스 베버 도서상'을 2021년 수상했다.
저자들은 기업에서 혜택인 듯 제공하는 '유연성'이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의 필요 때문에 나온 개념임을 명확히 한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라는 전통적인 근무시간에서 벗어나 집에서 근무하기 때문에 유연해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집과 직장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더 많은 시간을 업무에 투입하게 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이상적인 근로자에 내재된 기대와 고용 불안, 항상 연락가능한 통신기술의 발전, 해외 협업의 증가 요인이 더해지며 '과부화'가 심화됐다.
저자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낡고 지속 불가능한 업무 설계를 바꾸는 현장 실험을 진행했다. 포천 잡지 선정 500대 정보기술(IT) 기업 한 곳을 선정해 5년 동안 상주하며 연구팀 '일·가족·건강 네트워크'가 제안한 새로운 근무 표준이 실행되는 과정을 지켜본 것. '개인은 근무시간 및 장소 변경에 관해 관리자의 허가를 받지 않는다', '정기 회의와 같은 기존 관행에 대해 팀 내에서 재고한다' 등 원칙을 세워 업무를 재설계한 결과 직원들의 삶의 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뿐 아니라, 회사에도 이득을 가져왔다. 부록으로 담긴 '관리자와 팀 리더를 위한 아이디어', '개인을 위한 아이디어'는 노동 일상에 변화를 만들고 싶은 모든 독자들에게 실용적인 팁이 될 것이다.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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