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유상임, 아들 마리화나 의혹 은폐 시도" vs 與 "금도 무너뜨려"
여야가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의 아들 의혹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유 후보자가 아들 관련 의혹을 은폐하려 했다며 자진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검증을 빙자해 개인의 질병에 대한 언급을 포함, 반인륜적 공격을 했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의원들은 9일 성명을 내고 "위장전입과 가족의 해외 불법체류에 이어 아들 마리화나 흡입 의혹까지 드러났다"면서 "유 후보자는 관련 은폐 시도와 위증을 시인하고 자진 사퇴하라"고 했다.
전날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의 장남에 대한 병역 회피 의혹 등이 쟁점이 됐다. 유 후보자의 장남은 2013년 1월1일부터 2013년 2월22일까지 국외 불법 체류로 병역판정 검사를 받지 않았다. 2월에는 미국 내 병원에 2주간 입원했다.
야당 위원들은 장남의 병역면제 사유와 관련된 질병을 추궁했는데 미국 현지 의사가 작성한 '전원 소견서' 요약본에 '부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흡입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 청문위원들은 성명에서 유 후보자 아들의 병역면제와 관련한 자료가 청문회 시작 직전 제출돼 의문을 가졌다면서도 "자녀의 질병에 대해서는 질의에 신중을 기하기로 했다. 자료 검토 결과 질병에 의한 병역면제가 납득할 만하다는 판단을 하면서 자녀 질병 문제를 거론하지 않을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공감도 이뤘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전혀 뜻하지 않았던 사실이 해당 자료에서 확인됐다. 2013년 2월 유 후보자의 아들이 미국에서 불법체류를 하던 시기 현지 병원에 2주간 입원했을 때 유 후보자는 '질병 때문에 입원했던 것'이라고 사전질의에서 답했지만 이 답변은 사실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문제는 후보자가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사안을 아들의 질병으로 다 덮으려 한다는 데 있다"며 "민감 사안에 대한 검증도 이 지경이었으니 후보자의 직무능력이나 전문성 검증도 제대로 됐을 리 없다"고 비판했다.
야당 위원들은 "이러한 부적격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서게 된 것은 윤석열 정부의 인사검증시스템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며 "유 후보자의 전문성, 도덕성 모두 공직에 미달이다. 자진 사퇴와 윤석열 대통령의 지명 철회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성명을 통해 "인사청문회에 금도가 있다. 모든 가족마다 아픈 상처, 부모도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다"며 "야당이 금도를 무너뜨렸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이 발췌 왜곡한 병원이송기록에도 명백하게 'no drugs'(마약은 하지 않았다)란 표현이 있었다"며 "무엇보다 후보자 자녀 질환의 진실을 빠뜨림 없이 관찰하고 치료하며 미국 기록까지 받았던 서울대병원 교수의 진술청취는 거부했다"고 했다.
이들은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은 서울대병원이 발급한 병적판정서와 질환 진단기록에 대해서는 모두 인정했다"며 "그런데 그 기록의 연장인 미국 병원기록 일부를 교묘히 발췌 왜곡하여 공직후보자 가족을 공격했다.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했다.
여당 위원들은 "야당 청문위원들은 검증이라는 미명하에 유상임 후보자에 대한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를 중단하고 인사청문회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와 후보자가 과학기술 진흥과 국제 경쟁력 확보라는 국정 과제를 수행할 적임자인지 검증하는 데 집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유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인사청문회 비공개회의에서 장남의 병역면제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사실을 여야 의원들께 있는 그대로 거짓 없이 설명드렸다는 점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밝혔다.
유 후보자는 "특히 입원 사유인 질병에 대해서도 사실 그대로 설명드렸다. 질병과 관련해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질병명이 적시되어 있으며 후보자가 밝힌 입원사유와 동일하다"며 "민감한 개인 의료정보이나 인사청문회의 취지에 따라 의원님들께 제출한 모든 자료는 가림처리 없이 그대로 제출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아픈 자식을 둔 부모로서 더 잘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당사자인 아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개인정보가 공개된데 대해 아버지로서 가슴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식이 부모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는 점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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