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차종도 배터리 제각각… 전기차 소비자 ‘복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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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이나 성능이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음에도 완성차 업체가 똑같은 차종에 여러 배터리를 혼용하면서 동일한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은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중국산 배터리는 국산보다 저렴해 수백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국토교통부는 13일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와 전기차 안전 점검 회의를 열고 배터리 정보 공개와 관련한 입장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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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 다변화 등 제품 수급 관리 목적
깜깜이 정보에 소비자는 품질·안전 우려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이나 성능이 제조사마다 차이가 있음에도 완성차 업체가 똑같은 차종에 여러 배터리를 혼용하면서 동일한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통상 전기차 한 대에 들어가는 배터리 가격은 수천만원에 달하는데, 중국산 배터리는 국산보다 저렴해 수백만원 이상 차이가 난다. 전기차 소비자는 원가가 최대 수백만원 차이 나는 제품을 같은 가격에 사는 셈이다.
지난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주차 중 화재가 발생한 벤츠 전기차 EQE는 중국 CATL과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파라시스) 배터리를 함께 사용해 왔다. 당초 EQE 배터리 제조사는 CATL로 알려져 있었지만, 국토교통부 조사를 통해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벤츠뿐 아니라 다수의 완성차 업체는 고객사 다변화를 위해 한 차종에 다양한 배터리를 탑재한다. 배터리 수급을 원활하게 관리하기 위한 목적이 크고 전기차 생산, 판매 지역에 따른 리스크(위험 요인)를 줄이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에 대한 견제가 심한 미국, 유럽 시장에서는 관련 규제를 피하고, 중국과 국내에선 각 시장이 선호하는 가격과 성능에 초점을 맞추는 식이다.
벤츠는 EQA, EQB에 각각 SK온과 파라시스, EQC에는 LG에너지솔루션, CATL 배터리를 쓰고 있다. 볼보는 전기차 EX90에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배터리를 탑재한다. 폴스타는 ‘폴스타 2′에 LG에너지솔루션과 CATL 배터리를 함께 쓴다.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6에 SK온, CATL,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를 사용한다. 코나와 니로 EV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 SK온 배터리를 썼지만 이후 CATL로 변경했다.
완성차 업체는 대부분 전기차에 어떤 배터리를 장착했는지 공개하지 않는다. 국내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가 공개해야 하는 제원에 배터리가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제조사에 따라 가격 차가 크다.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의 팩 평균 가격은 ㎾h당 139달러, 셀은 89달러 수준으로 집계됐다. 팩 기준 중국산은 약 126달러로 미국과 유럽에서 생산된 제품 가격보다 각각 11%, 20% 저렴했다. 2021년 기준으로는 CATL 배터리 가격이 팩 기준 킬로와트시(㎾h)당 120~130달러로 국산 배터리보다 약 4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완성차 업체는 제조사별로 물량, 계약 시점 등 조건에 따라 가격은 다를 수 있지만 배터리 성능은 비슷하다는 입장이다. 같은 차종에 들어가려면 완성차 업체가 요구한 용량, 주행거리, 충전 시간 등 동일한 성능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CATL을 비롯한 중국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이 향상돼 가격 차이가 과거처럼 크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중국 배터리사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품질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CATL이 연구개발(R&D)에 투자한 금액(3조4000억원)은 국내 대형 배터리 3사 합산 R&D 비용(2조4000억원)보다 많다.
정부는 이번 사태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의 알 권리가 부각되면서 배터리 정보 공개 범위를 넓힐 예정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국내 완성차 및 수입차 업체와 전기차 안전 점검 회의를 열고 배터리 정보 공개와 관련한 입장을 청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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