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남3구·용산 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검토
오세훈 서울시장은 9일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를 깊이 검토하고 있다”며 “만약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이 관찰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을 포함한 ‘플랜 비(B)’가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투기과열지구에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렇게 말하며 전날 정부가 발표한 ‘주택공급 확대 방안’의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특정 지역을 언급하는 게 적절한진 모르겠지만 신고가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 있는 건 사실이고 대책 발표 이후에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에는 6개구(중구·용산구·성동구·동대문구·영등포구·동작구)를 제외한 19개 자치구 외곽 지역에 총 149㎢ 규모의 그린벨트가 있다. 국토교통부의 2016년 집계에 따르면 서울 그린벨트 가운데 3∼5등급지 비율은 21%(31.54㎢)다. 강남구 수서와 세곡동, 서초구 내곡동, 송파구 방이동 등이 그린벨트 해제 후보지로 거론된다.
오 시장은 또 “저출생 대책은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만큼은 자연 보존만큼이나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신혼부부 등 ‘미래세대’를 위해 그린벨트 일부 해제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전날 정부는 서울과 인근 지역 그린벨트를 해제해 내년까지 수도권에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오 시장은 “(실제 주택공급까지 8∼10년 걸리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는 부동산 시장에 시그널을 주기 위한 장치”라며 “이 정도로 (정부) 의지가 강력하고, 중장기적으로 주택공급계획이 있으니 급하게 사시는 건 고려를 다시 깊이 해보라는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정부에서 검토 중인 그린벨트 해제 대상지는 오는 11월께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지역이라고 해서 모두 산림과 수풀로 우거진 곳은 아니라면서 생태적 가치가 작아 보존성이 낮은 지역들을 그린벨트에서 해제하겠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오 시장은 “사실 정말 많이 망설였다”며 “결론은 녹색공간으로서 기능을 이미 상실한 곳에 한정해서 그린벨트를 푼다면 (저출생과 자연보호라는) 상충하는 가치를 조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결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 지역에 공급될 주택은 오 시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혼 20년 전세자가주택’ 등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이 다수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혼 20년 전세자가주택’에는 6개월 안에 혼인신고를 할 계획이 있는 예비부부나 결혼하고 7년이 안 된 부부가 입주할 수 있다. 입주 후 아이를 1명 낳으면 최장 거주 기간이 10년에서 20년으로 연장되고, 2명을 낳으면 20년 후 살던 집을 시세의 90%, 3명을 낳으면 시세의 80%에 구매할 수 있다.
오 시장은 “아무리 마른 수건 쥐어짜듯이 쥐어짜도 (신혼 20년 전세자가주택을) 연간 4000가구 정도 공급하는 것 이상으로는 물량을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에서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제안해왔다”고 했다.
서울시는 지난 7일 제11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해 서울시 내 그린벨트 149.09㎢ 중 기지정된 23.93㎢를 제외한 125.16㎢를 올해 말까지 한시적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기대심리에 서울 일부 지역에서 집값 급등 현상이 나타날 경우 그린벨트가 아니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서울시는 도심 아파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반기에는 전자투표 조합총회 시범사업이 추진된다. 정비사업 통합심의 대상도 소방·재해영향평가 부문까지 확대해 사업시행인가 기간을 3개월가량 줄일 예정이다.
또한 정비사업 조합이 설립한 이후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를 조기에 투입해 사업시행인가부터 준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7년에서 4∼5년으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6년간 총 13만 가구의 정비사업 기간이 단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민도 기자 ke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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