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사랑과 결함·환희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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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남동생을 돌보는 데 청춘을 다 써버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남동생네 집안의 애물단지 취급이다.
순정은 조카에게 자신의 이름처럼 일방적으로 사랑하고, 조카인 '나'는 그런 고모에게 애증이 얽힌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예소연의 소설집 '사랑과 결함'의 표제작은 고모와 조카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아끼는 존재를 돌보는 데에는 아주 작은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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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사랑과 결함 = 예소연 지음.
순정은 일찍 부모를 여의고 남동생을 돌보는 데 청춘을 다 써버리지만 돌아오는 것은 남동생네 집안의 애물단지 취급이다. 순정은 조카에게 자신의 이름처럼 일방적으로 사랑하고, 조카인 '나'는 그런 고모에게 애증이 얽힌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
예소연의 소설집 '사랑과 결함'의 표제작은 고모와 조카가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아끼는 존재를 돌보는 데에는 아주 작은 사랑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조카에게 "끔찍한 사랑"을 주었던 순정의 모습을 통해 삶의 심연을 들여다본 이 소설로 작가는 지난해 제13회 문지문학상 소설 부문을 수상했다.
작가의 첫 소설집인 이 단편집에는 이외에도 여주인공 희조의 초·중·고교 시절을 배경으로 10대 청소년의 예민함과 폭력성을 섬세하게 그린 삼부작 '아주 사소한 시절', '우리는 계절마다', '그 얼굴을 마주하고' 등 총 10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문학동네. 364쪽.
▲ 환희의 책 = 김멜라 지음.
톡토기, 거미, 모기 세 마리의 곤충은 동거하는 인간 동성 커플인 두 레즈비언 '버들'과 '호랑'의 삶을 관찰한다. 그리고 자신들을 위협하는 그들의 감정은 무엇이고, 이들이 어떤 이유로 두려움과 행복이라는 모순된 영역을 정신없이 오가는가에 대해 연구하기로 한다.
김멜라의 신작 소설 '환희의 책'은 이런 독특한 설정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이다.
관찰 기록을 매끄럽게 정리하는 톡토기와 목격한 장면들을 시나리오 형식으로 재현하는 거미, 모든 것을 총체적으로 종합하는 해석자 역할을 맡은 모기는 연구 대상인 커플이 치열하게 사랑하고, 때론 상처에 아파하면서도 서로를 정성껏 보살피는 것을 지켜보며 인간 존재와 그 삶의 의미를 파악해간다.
이미 견고히 굳어진 사회의 가치판단과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게 시선을 돌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온 작가의 끈질긴 문제의식이 독특한 상상력으로 펼쳐진다.
현대문학. 220쪽.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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