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여사 조준? 당내 분란 커질라”…한동훈표 제3자 특검법 ‘브레이크’

국민의힘 “민주당 세 번째 특검법은 '탄핵 정쟁용'…수용 불가”
“협상 여지 보였다간 당내 분열에 당정 갈등까지 확산 가능성”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5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표 '제3자 추천 채해병 특검법'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더불어민주당의 세번째 특검법에 국민의힘이 협상의 여지를 보였다간 당내 분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힘은 9일 민주당이 발의한 세 번째 채해병 특검법을 '탄핵 정쟁용 특검'으로 규정하고 수용 불가 방침을 확고히 했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민주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이튿날 대통령의 배우자를 수사 대상에 올린, 더욱 개악된 법안을 발의(했다)"며 "여전히 '정쟁'과 '공세'라는 정략을 놓지 못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이번 특검법은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으로 적시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제3자 추천' 방식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한 대표도 '제삼자 특검법' 발의를 당장 추진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다. 야당에서 정쟁의 수위를 끌어올린 상황에 여당 대표가 '대안'을 내놓고 협상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가는 자칫 당내 분열을 초래하고 나아가 당정 갈등으로 확산할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원내도 당장 특검법 발의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특검법을 당론으로 발의하기 위해서는 당 의원총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서 "지금 (제삼자 대안을) 내놓아봤자 민주당과 협상이 될 리도 없고, 오히려 전열만 분열시키고 우리 당의 전략만 노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당대표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한 대표 측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결과가 나온 이후 여론의 흐름에 따라 한 대표가 다시 특검법에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은 있다. 그전까지 한 대표 측은 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대안으로서의 '제3자 특검법' 추진을 위해 당내 의원들을 설득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친한(친한동훈)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검법 발의는 현재 당에서 반대하는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많은 게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우리가 왜 거기에 동조해야 하느냐고 생각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양쪽의 주장이 계속 충돌하다 보면 어떤 식으로든지 매듭을 지어야 하고, 한 대표가 주장했던 제3자 특검법 방안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한 대표도 당내 반대가 많이 있으니까 이분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섭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여기서 숨 고르기를 하고 당 안에서 컨센서스를 만들고 있는 과정은 (정쟁만이 목적인) 민주당과 달리 (실제로) 채상병 특검을 통과시키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