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마다 금리 바뀌는 ‘주기형’ 주담대 선택 늘었다… 금리 낮고 한도 더 나와

김보연 기자 2024. 8. 9.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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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5년 단위로 바뀌는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금융소비자가 올해 들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많이 나온다는 점에서 주기형 주담대가 변동형에 비해 큰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어 이 점을 유의해 주담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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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은행 주기형 주담대 61% 급증
변동형 대비 최저금리 1%P 낮아
연봉 1억 차주 대출 한도 2000만원 더
신한은행, 첫 10년 주기형 주담대 출시
그래픽=정서희

금리가 5년 단위로 바뀌는 ‘주기형’ 주택담보대출을 선택하는 금융소비자가 올해 들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6개월 단위로 변하는 ‘변동형’ 주담대에 비해 최저 금리가 연 1%포인트 이상 낮아 이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대출도 더 많이 나와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도입된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주기형 주담대를 받는 소비자에게 가장 많은 대출 한도가 나오도록 설계됐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주기형 주담대 잔액(정책자금대출 제외)은 81조9894억원으로 지난해 말(51조633억원)보다 60.60% 늘었다. 금융 당국이 금리 변동에 따른 금융소비자의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해 올해 말까지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것을 주문하자, 은행이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주담대는 금리 적용 방식에 따라 크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로 나뉜다. 처음 정한 금리가 만기 내내 적용되는 ‘고정형’과 주기형은 고정금리 대출에 속한다. 변동형과 5년 금리 고정 후 6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혼합형’은 변동금리로 분류된다. 고정형은 취약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상품에만 주로 적용된다. 결국 은행이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을 높이기 위해선 주기형 주담대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

은행들은 올해 초부터 속속 주기형 주담대 상품을 출시하고, 그동안 주력으로 판매한 혼합형 주담대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은 올해 처음으로 주기형 주담대를 출시했으며,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혼합형 주담대 판매를 전면 중단했다. 신한은행은 최근 10년 주기형 주담대를 금융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주기형 주담대의 장점은 다른 주담대에 비해 대출 한도가 더 많이 나온다는 점이다.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실제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더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스트레스 DSR이 시행된 데 따른 결과다. 변동형과 혼합형은 가산 금리가 100%, 60% 반영되지만, 주기형은 30%만 반영돼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30년 만기, 분할 상환 조건으로 은행에서 주담대를 받는다고 가정할 때 연 소득이 1억원인 A씨가 주기형을 선택하면 6억5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혼합형과 변동형을 선택하면 대출 한도는 6억4000만원, 6억3000만원으로 낮아진다. 오는 9월 2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면 대출 한도는 더욱 줄어든다. 같은 조건에서 A씨가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하면 6억4000만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변동형의 경우 한도가 6억원으로 감소한다.

그래픽=정서희

주기형 주담대 금리가 변동형에 비해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지난 8일 기준 4대 은행의 주기형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3.106~5.25%다. 반면 변동형 주담대 평균 금리는 연 4.28~5.79%로, 금리 하단이 1%포인트 이상 높다. 혼합형 역시 주기형에 비해 금리가 높다. 다만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변동형 주담대와 금리 격차가 줄어들 수 있어 유불리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출 한도가 많이 나온다는 점에서 주기형 주담대가 변동형에 비해 큰 이점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시장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할 수 있어 이 점을 유의해 주담대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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