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만큼은 OK!"...전도연의 절반의 성공 '리볼버'

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2024. 8. 9.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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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경호 기자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절반의 성공" 

영화 '리볼버'로 2년 만에 스크린으로 관객을 만난 '칸의 여왕' 전도연을 두고 하는 말이다. 기대에 비해 흥행성적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칸의 여왕'라는 수식어는 전도연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그는 2007년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연을 맡은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칸의 여왕'이라는 수식어는 늘 그를 따라다녔다. 말 그대로 '연기'로 믿고 보는 배우다. 

이 전도연이 지난 7일 개봉한 영화 '리볼버'로 여름 흥행대전에 참전했다.  2022년 '비상선언' 이후 2년여 만의 극장가 컴백이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리볼버'는 개봉 전, 전도연의 새로운 얼굴이 예고됐다. 전도연의 팬이라면 아주 혹할 상황이었다. 전도연은 '밀양' 외에 다양한 영화로 관객들에게 인정 받은 배우. 90년대 대중문화 르네상스 시기에는 '접속'(1997)을 시작으로 '약속'(1998) '내 마음의 풍금'(1999) '해피엔드'(1999) 등으로 강렬한 연기력을 뽐냈다. 이후 2000년대에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피도 눈물도 없이' '너는 내 운명' '멋진 하루' '하녀' '집으로 가는 길' '무뢰한' '협녀, 칼의 기억' '남과 여' '생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등에서 미친 연기력을 뽐내왔다. 지난해 넷플릭스 영화 '길복순'에서는 중년이라는 세월을 무색케 하는 액션 연기로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재, 장르의 드라마에서 전도연은 몰입도 높은 연기로 시청자들을 낚아올렸다. 

이런 전도연이 '리볼버'에서는 그간 영화, 드라마에서 찾아볼 수 없던 얼굴을 보여줬다. 대사 없이도 서늘함 느껴지는 눈빛이나 무표정은 스크린임에도 불구하고 눈마주침을 피하게 한다. 자신이 받지 못한 몫을 받아내기 위해, 찾아내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려 나가는 하수영의 모습은 전도연이었기에 비로소 완성됐다. 상대를 움찔하게 하는 극 중 대사들 "재밌네" "난 내 돈과 아파트만 찾으면 돼요"를 툭 던질 때, 전도연의 오싹함 담은, 먹잇감 노리는 맹수의 눈동자는 "역시 전도연!"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전도연의 눈빛이었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리볼버'는 개봉후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영화적 완성도와 극적 재미에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전도연의 연기로 보는 재미가 분명히 있다.  임지연, 지창욱, 정만식, 김준한, 김종수 외에 우정출연 이정재와 정재영, 특별출연 전혜진과 만들어 낸 호흡 역시 훌륭하다.  극 중 전도연은 대사로 구구절절 상황을 설명하지 않는다. 무표정으로 짧게 툭 던지는 대사가 상황을 알린다. 간단하게 "내 돈 내놔"다. 

여기에 이 말 곱게 듣지 않았던 지창욱을 두들겨 패는 장면은 아찔한 통쾌함을 선사한다. 얄미운 지창욱을 패는 장면에서 뿜어내는 카리스마는 압권이다. 쓱 노려보고 '어디서 까부냐'라는 듯, 주먹, 삼단봉으로 때리는 모습은 모골이 송연해지게 한다. '길복순' 때 보여준, 빠른 액션 연기와는 다른 재미가 있는 무자비한 액션이다. "오! 전도연"을 외치게 한다. 

영화 '리볼버'의 전도연./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전도연이 '리볼버'로 '나 이런 연기도 가능해'라고 보여준 것은 성공적. 그러나 아쉬움은 흥행 성적이다. 8월 초 극장가는 코미디 영화 '파일럿'으로 관객들이 쏠렸다. '파일럿'에서 주연을 맡은 조정석의 원맨쇼가 관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상황. '리볼버', 전도연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스크린 수, 상영횟수(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가 '파일럿'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 '리볼버'는 개봉일인 7일에 스크린 수 861개, 상영횟수 2620회이다. 같은 날 '파일럿'의 스크린 수는 1736개, 상영횟수는 7662회. 두 영화의 차이가 두 배 넘는 수치다. 이어 8일 '리볼버'의 스크린 수 858개, 상영횟수 2486회였으며, '파일럿'은 스크린 수 1746개, 상영횟수 7606회였다. 역시, 두 배 넘는 수치. 악조건 속에서도 고군분투 중인 전도연이다. 

'리볼버'의 흥행은 아쉽지만,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존재감 뽐낸 전도연. 결과론적으로는 절반의 성공이지만 전도연의 연기에 다시 감탄한 팬들의 마음속에선 성공과 실패를 나눌 수 없는 또 한 번의  '연기적 성취'로 남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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