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성희롱 피해자 "민희진, 가해자와 한편…거짓 해명도" 사과 촉구
하이브 산하 레이블 어도어에서 일어난 사내 성희롱을 이유로 퇴사한 피해자라고 밝힌 B씨가, 해당 사안에서 갈등을 조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애썼다는 민희진 대표의 해명은 거짓이라며 사과를 요구했다.
B씨는 8일 밤 인스타그램에 "일방적으로 가해자인 A 임원만을 감싸고 돌며 밑에서 일하는 구성원에 대한 욕설과 폭언으로 만신창이를 만들어놓은 민희진 대표가 자신의 억울함을 밝힌다는 명분으로 퇴사한 회사 직원의 카톡을 한마디 양해도, 동의도 없이 공개한 것에 더하여, 본인은 대표자로서 중립을 지켰으며 본인이 한 욕설의 대상이 제가 아니며, 카톡도 짜깁기라는 등의 수많은 거짓말을 재차 늘어놓는 것까지 참고 넘길 수는 없어서 이 글을 남기게 되었다"라며 장문의 글을 올렸다.
글을 요약하면 B씨는 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에 가까운 부당 지시와 성희롱 발언에 대해 충분한 근거 자료를 가지고 올해 3월 6일 신고했고, 3월 16일 신고 처분 결과를 공유받고, 3월 21일 퇴사했다. 임원 A씨를 두고 "이전에 비슷한 문제를 일으킨 전적이 있던 분"이라고 한 B씨는 "임원 A씨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구성원들이 저뿐만이 아니었기에 조직의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처음 용기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임원 A씨는 매사 비난하는 투로 닦달했고, 업무 시간 외에도 카톡으로 강압적인 업무 지시를 했으며, '남자 둘이 밥 먹는 것보다 어린 여자분이 있는 게 분위기도 좋고 낫다'라는 성차별적 언행을 했다고 전했다. 이어 비록 징계까지 이루어지지는 않았으나, 하이브가 임원 A씨 행동이 부적절했다며 민 대표를 통해 그에게 '엄중한 경고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민 대표가 신고 당일부터 조사 끝나고까지 임원 A씨의 '혐의없음'을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자에게 '미친 X' '인실X' 등의 선 넘는 모욕을 했고, 신고 무효화 목적으로 B씨를 '일도 개 같이 못하면서 징징거리고 민폐만 끼치다가 잘리기 전에 나간' 사람으로 몰아갔다는 게 B씨 주장이다.
민 대표가 B씨 퇴사 후 임원 A씨와 만나보라며 나름의 중재 노력을 하고, 임원 A씨와 일해보라고 독려한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사과 한 줄 없이도 지난 과오가 씻겨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디스패치 보도에 나타난 원색적인 욕설 역시 민 대표가 B씨 자신에게 한 것이 맞다고 밝혔다. 그는 "민 대표 해명문에서는 제 신고의 핀트가 어긋나게 표현되고 3월 6일부터 3월 16일 간의 맥락이 교묘하게 편집되거나, (업무 관련이 아님에도 업무 관련이라며) 카톡이 마스킹 되고 전후로 짜잘한 거짓이 섞이며 이러한 사실이 가려졌다"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디스패치 기사의 근거가 카카오톡 대화가 불법 취득한 자료라며 강력히 문제제기한 민 대표가, 정작 피해자 B씨 대화를 공개할 때는 당사자 동의 없이 자의적으로 재구성한 점을 지적했다. B씨는 "저의 사적인 카톡을 짜깁기하여 공개하며 전체 맥락을 편집했다. 저는 지금 제가 겪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실 분의 거짓 해명에 이용되면서 큰 충격과 상처를 받았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표님께서 진정으로 회사 대표로서 중립적으로 중재를 하였다고 하실 수 있나? 민희진 대표님은 대표로서 공유받은 신고 내용을 가해자 A 임원에게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A 임원의 이의 제기 내용을 제안하고 검토해 주며 가해자인 A 임원과 철저히 한편이었다.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부터 대표와 임원이 편을 먹고 신고를 은폐하고 신고자를 모욕했던 상황에서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졌을지도 의심스럽다"라고 밝혔다.
B씨는 "민희진 대표님은 하이브 인사팀에 항의할 당시 제가 일을 못 해서 보복성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게 프레임을 짜기 위해 온갖 증거를 모으려고 애쓰셨다. 민희진 대표는 저를 'X년' '싸이코 정신병자' '미친X' '인실X먹이'라며 온갖 욕과 폭언으로 짓밟고 모욕했다. 가해자 임원 A씨에게는 변호사를 선임해서 무고죄로 고소하라고 부추기고, 본인의 지위를 이용하여 제 신고가 무효화 되도록 백방으로 노력했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B씨는 "민희진 대표님과 A 임원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기다린다. 지난번처럼 핀트를 벗어나는 실수를 두 번 하지 않길 바란다. 잘못 알려진 사실을 구체적으로 바로잡아 달라. 제 입장문조차 짜깁기고 거짓이라 하신다면, 진실을 명백히 밝히기 위해 추가 조치를 취하겠다"라고 경고했다.
해당 글을 올린 후 어도어 사내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가 맞는지 의구심을 품는 반응이 나오자, B씨는 '카톡 답장 1분 만에 했다고 혼난 날' 임원 A씨와 나눈 대화 캡처를 공개하며 "의심스러울 수 있는 거 이해해요. 의심 말아줘요"라고 썼다.
디스패치는 어도어에 사내 성희롱 신고가 들어왔을 때 민 대표가 가해자로 지목된 A씨 편을 들고 피해자 B씨에게 수위 높은 욕을 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했다. 이때 민 대표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양측의 의견을 균형 있게 청취했고 △갈등을 조율하려 애썼으며 △주의와 경고를 통해 향후 비슷한 이슈가 또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고 △HR 절차의 개선, 투명성 제고 등 보다 나은 제도 운용을 위한 제안을 하이브에 했다고 반박했다.
이후 민 대표는 지난달 30일 본인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피해자 B씨, 임원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포함한 장문의 글을 올려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점점 더 본질과 멀어지는 괴상한 싸움으로 변질하는 것이 기이하다. 하이브와 일부 매체들은 인권에 대한 개념을 상기하시고 상식으로 돌아가 유례없는 개인에 대한 무분별하고 무자비한 비방을 멈추기를 바란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민 대표는 디스패치 보도를 문제 삼으며 하이브 박지원 대표이사, 임수현 감사위원회 위원장, 정진수 최고법률책임자,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 박태희 최고커뮤니케이션 책임자 등 5인을 업무 방해 등 혐의로 지난달 24일 서울 용산경찰서에 고소했다.
B씨의 폭로 글과 관련해 문의하자, 민 대표 측은 9일 CBS노컷뉴스에 사안을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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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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